검찰총장은 ‘빅4’ 출신보다 ‘기수 상위권 엘리트’

검찰총장은 ‘빅4’ 출신보다 ‘기수 상위권 엘리트’

김양진 기자
입력 2015-11-22 23:02
업데이트 2015-11-23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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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후보자 등 31~41대 총장 11명 보직경로 들여다보니

국가 공권력을 대표하는 검찰의 수장으로, 전국 검사 2292명을 지휘하는 검찰총장이 다음달 2일 교체된다. 제40대 김진태(사법연수원 14기) 총장이 물러나고 41대 김수남(16기) 총장이 취임한다. 역대 총장들은 대부분 검사직의 출발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승승장구해 왔다. 조직의 정점에 오르기까지 역대 총장들은 주로 어떤 자리들을 많이 거쳤는지 22일 그들의 이력을 통해 분석해 봤다.

31대 이명재(1기) 전 총장부터 41대 김수남 총장 후보자까지 11명의 검찰총수 중 7명이 검사 생활을 서울중앙지검이나 산하 지청에서 출발했다. 김 후보자를 비롯해 이명재, 송광수(33대·3기), 임채진(36대·9기), 김준규(37대·11기), 한상대(38대·13기), 채동욱(39대·14기) 전 총장 등이다. 사법연수원 성적 상위권이 아니면 서울지검 및 산하지청에 초임 발령이 나지 않으니 ‘쾌조의 스타트’를 했던 셈이다. 초임 이후 평검사 생활의 상당 부분을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법무부 등에서 한 것도 역대 총장들의 공통점이다.

이는 부장검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11명 중 부장검사 때 이력에 서울중앙지검 근무 경험이 없는 사람은 32대 김각영(2기) 전 총장이 유일하다. 역대 총장들이 부장검사 때 가장 많이 거친 보직은 각 부처 법령해석 등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부 법무심의관이었다. 김각영, 정상명, 김준규, 한상대 전 총장이 이에 해당한다. 서울중앙지검 부장 보직 중엔 형사 4부장과 6부장 출신이 각각 3명으로 가장 많았다. 각각 경제·조세와 지식재산권을 담당하며 서울중앙지검 8개 형사부 가운데 인지사건을 가장 많이 맡는 부다. 김 후보자도 형사4부장 출신이다.

부장검사 때 ‘기획통(通)’들이 선호하는 법무부 검찰과장을 지낸 총장은 2명(임채진·송광수)이었다. ‘특수통’ 요직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출신도 2명(이명재·채동욱)이었다. 그러나 ‘공안통’인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차장검사 때의 보직으로는 인천지검 차장 출신이 5명으로 서울중앙지검 차장(4명·송광수, 임채진, 채동욱, 김수남) 출신보다 오히려 많았다. 김 후보자를 비롯해 김진태, 한상대, 김준규, 김종빈(34대·5기) 전 총장이 인천지검 차장을 거쳤다.

지검장(검사장)급을 보면 역대 총장들은 법무부 법무실장(4명·송광수, 김준규, 한상대, 채동욱)을 가장 많이 거쳤다. 법무부 검찰국장(3명·송광수, 임채진, 한상대), 옛 대검중앙수사부장인 반부패부장(2명·이명재, 김종빈), 대검 공안부장(1명·김각영) 출신보다 많다. 고검장급에서는 서울중앙지검장(4명)보다는 대검 차장(6명) 출신이 더 많았다. 김 후보자는 이 두 자리를 모두 거쳤다.

하지만 각 기수의 최고 선두에 있던 검사들이 총수가 되는 경우는 일반의 예상보다는 많지 않다는 게 검사들의 중론이다. 한 수도권 지역 검사는 “기수 1등 검사들에게는 주변의 스포트라이트가 너무 집중되다 보니 이런저런 일에 휘말려 기대보다 일찍 검사복을 벗는 일이 많았다”고 전했다. 서울지역의 한 검사 역시 “너무 잘나가면 안팎에서 심한 견제를 받기 마련 아니냐”며 “기수 상위권에 있으면서 두루 무난한 선배들이 총장이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이른바 ‘검찰 빅4’라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부장, 대검 공안부장 출신의 검찰총장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5-11-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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