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동에 백신 ‘동시접종’ 포비아 확산…전문가 “부작용 안 커져”

美 제동에 백신 ‘동시접종’ 포비아 확산…전문가 “부작용 안 커져”

한지은 기자
한지은 기자
입력 2025-11-03 16:44
수정 2025-11-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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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접종이 이상반응 증폭한다는 근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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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광주 북구보건소 접종실에서 직원이 코로나19백신과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최근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와 독감 백신 동시 접종으로 인해 시작한지 2주도 지나지 않아 일부 의료기관에서 백신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5.10.29 광주 북구 제공
29일 광주 북구보건소 접종실에서 직원이 코로나19백신과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최근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와 독감 백신 동시 접종으로 인해 시작한지 2주도 지나지 않아 일부 의료기관에서 백신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5.10.29 광주 북구 제공


#. 60대 남성 신모씨는 최근 병원에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동시 접종한 뒤 이틀간 심한 근육통과 고열에 시달렸다. 신모씨는 “평소에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두 가지 백신을 함께 맞아서 유독 몸살이 심했던 건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독감 무료 동시 접종을 시행하고 있지만, 미국 보건당국이 안전성 검증을 요구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백신을 함께 맞는다고 부작용이 더 커진다는 근거는 없다”며 접종을 서두를 것을 권고했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31일 기준 고령층의 코로나19·독감 백신 동시 접종률은 47.9%로 절반에 못 미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팬데믹 이후 접종률이 낮아지는 추세”라며 “고위험군에서 80%를 넘지 못하면 중증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10월 말 기준 독감 환자 수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 10년 만의 대규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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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9일 서울 시내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이 놓여있다.  2025.10.29. kch052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9일 서울 시내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이 놓여있다. 2025.10.29. kch052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HO “동시 접종 부작용 허용 가능한 수준”이런 가운데 미국이 최근 호흡기 백신 ‘동시 접종’ 방침에 제동을 걸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백신 규제 책임자인 비나이 프라사드는 “호흡기 백신의 동시 투여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며 제약사들에 새로운 임상시험을 요구했다. 2021년부터 유지돼 온 기존 방침을 사실상 뒤집은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프라사드가) 새로운 연구를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연구의 설계와 규모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동시 접종이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지 않으며 부작용도 허용 가능한 수준”이라며 동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백신마다 임상 시험이 다 끝났고, 동시 접종이 단독 접종보다 이상 반응을 증폭한다는 근거가 없다”며 “미국의 발표는 과학적 근거보다 정치적 판단에 가깝다”고 했다. 엄 교수도 “이런 발표가 나올 때마다 접종률이 떨어질까 봐 걱정된다”며 “대형병원 중환자 진료 인력이 부족한 만큼 예방 차원에서 동시 접종이 주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청은 지난 15일부터 내년 4월까지 고령층 대상 코로나19와 독감 무료 동시 접종을 실시한다. 백신은 양쪽 팔에 각각 하나씩 맞는 게 좋으며, 접종 후에는 20~30분 정도 의료기관에 머물며 이상 반응이 생기는지 관찰해야 한다. 접종 후 미열이나 근육통은 흔한 반응으로 대부분 1~2일 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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