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자꾸 기울어지는 아이…약시·사시일 수도”

“머리가 자꾸 기울어지는 아이…약시·사시일 수도”

입력 2015-04-17 09:11
업데이트 2015-04-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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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 시력검사, 3세 굴절이상 검사, 6세 입학 전 정밀검사 필요

영유아를 둔 부모들이 아이의 정기검진에 충실하면서도 안과검진을 따로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외견상으로는 눈 건강에 이상이 없어 보여서다.

하지만, 안과 전문의들은 육안으로는 안과 질환 발견에 한계가 있는 만큼 1세, 3세, 6세 때에 꼭 안과를 찾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영유아 시기에 아이의 머리가 한쪽으로 자꾸 기울어진다거나, 자주 넘어지는 증상이 있다면 한 번쯤 ‘약시나 사시’와 같은 질환을 의심해보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약시나 사시가 있을 경우 아이가 잘 보이는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고, 양쪽 눈이 약시이거나 사시이면 잘 보이지 않아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용란 원장은 17일 “눈은 소아기에 모든 시기능이 완성되기 때문에 이 때의 눈이 평생의 눈 건강을 좌우한다”며 “특히 어린이들은 스스로 관리하기가 어렵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평생의 시력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1세, 3세, 6세에는 꼭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 1세, 중증질환 있는지 검진 꼭 받아야

1세 이하 아이들은 눈 건강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질환 발견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응수 교수팀이 2011년 7월부터 2012년 5월까지 병원을 찾은 1세 미만 815명의 아이들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눈곱(29.6%), 충혈(11.9%)과 같은 증상이 많았으나 사시 등의 눈운동이상도 19.6%에 달했다.

눈운동이상 환자만 보면 미간이 넓어 눈이 몰린 것처럼 보이는 ‘가성내사시’가 51.9%로 가장 많았으나 한쪽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내사시와 바깥쪽으로 몰리는 외사시도 34.3%나 됐다.

이중에서도 영아내사시는 만 1세 전후로 조기수술이 필요한 질환으로 꼽힌다. 1세 이전에 조기수술을 받은 환자는 1세 이후에 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양쪽 눈을 동시에 이용하는 양안시 기능에서 치료결과가 더 낫기 때문이다.

눈을 잘 못 맞추는 아이의 경우 백내장, 망막질환, 녹내장 등의 질환을 막는 차원에서 조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 3세, 굴절이상·약시 검사하고 치료해야

소아는 어른과 달리 원시, 근시, 난시 등의 굴절이상이 생기더라도 잘 안 보인다고 말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소아에서 심한 굴절이상을 그대로 두면 시력 발달이 안돼 약시가 발생할 수 있다.

약시는 시력저하가 있으면서 안경으로 정상시력이 되지 않고 시력표에서 두 눈 간에 두 줄 이상의 시력 차이가 나는 경우를 말한다. 약시는 서양에서 성인 한쪽 눈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지목될 만큼 무서운 질환이다.

특히 치료 시기에 따라 완치율이 좌우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대한안과학회가 국내 9개 대학병원에서 어린이 약시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만 4세에 치료를 시작한 아이들의 완치율은 95%에 달했지만, 만 8세에 치료를 시작한 아이들은 23%만 완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3세 경에는 원시, 근시, 난시, 짝눈 등의 굴절이상과 약시에 대한 검사를 하고 필요하다면 늦지 않게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 6세, 초등학교 입학 전 정밀검사 필요

키 성장이 멈추는 시기가 있듯이 시력성장도 멈추는 시기가 있다. 시력은 대체로 만 7~8세 전후까지만 발달한다. 따라서 시력발달이 멈추기 전에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안경 착용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외사시 증상이 가금씩만 나타나는 ‘간헐성 외사시’의 경우에는 수술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간헐외사시는 소아 사시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으로 평소에는 눈이 바르지만 피곤하거나 졸릴 때, 화내거나 아플 때 등 간헐적으로 한쪽 눈이 바깥쪽으로 향하는 증상을 보인다. 항상 나타나지 않아 부모가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간헐외사시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점점 심해질 수 있고 일상생활과 학습능력, 정서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제프 매켄지 박사팀의 연구결과를 보면 간헐 외사시가 있는 아이는 정상 시력을 가진 아이에 비해 입학 후 친구들과 어울리고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란 원장은 “아이가 눈을 찡그리거나 사물을 가까이에서 보는 증상이 있을 때, 아이에게 시력이 나쁠 만한 내력이 있을 때는 검사주기를 더 단축할 필요가 있다”며 “안과검진은 해마다 받는 게 좋지만, 이게 힘들다면 적어도 1세, 3세, 6세 때에는 꼭 안과전문의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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