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배관 건드려 폭발 화재
경찰 사고원인 조사…부검 의뢰
20일 화물차 충돌로 불이 난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5층 건물은 건물 전체가 새카맣게 그을렸다. 건물 1층에 자리한 부동산을 포함해 건물 내부는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가졌다. 옆 건물에 있는 주점과 치킨집도 엉망이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두 건물 사이에 있는 단층 건물에서 조그맣게 운영되던 과일가게는 무너져 내렸다. 건물 앞에는 과일가게에서 팔았을 법한 빨간색 플라스틱 용기와 수박 등 과일들이 나뒹굴고 있었다.금천구 5층 건물 화재
20일 오전 11시께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도로에서 화물차 2대가 충돌한 뒤 사고 차량 1대가 인근 5층 건물에 돌진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등은 건물로 돌진한 5t 화물차량이 건물 변압기를 건드리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은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는 모습. 202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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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가게 상인 등 2명 숨진 것으로 추정
불탄 건물과 일차선 도로 하나를 맞댄 안경점과 옷집도 전면 유리가 전부 깨지는 등 일대 상가도 아수라장이었다. 화재 현장을 목격했다는 한 여성은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자마자 1t 트럭과 화물차가 충돌하고, 택배차량이 건물 쪽으로 꺾어 직진하면서 불이 났다”면서 “너무 무서워서 바로 골목 안쪽 미용실로 들어갔는데, 그래도 진정이 되지 않고 온몸이 벌벌 떨렸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화재가 난 건물 뒷골목에 거주하는 류모(67)씨는 “갑자기 쾅쾅거리고 폭탄이 터지는 줄 알았다. 겁이 나서 문을 다 닫고, 시간이 지나 밖으로 나와보니 건물에서 불이 나고 있더라”고 말했다.
금천구 5층 건물에 화물차 돌진해 불
20일 오전 11시께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도로에서 화물차 2대가 충돌한 뒤 사고 차량 1대가 인근 5층 건물에 돌진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등은 건물로 돌진한 5t 화물차량이 건물 변압기를 건드리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은 화재로 인해 검게 그을린 건물. 202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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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굉음에 폭탄 터진 줄 알았다”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운 와중에 화재까지 덮친 상인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붕괴된 과일가게 바로 옆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모(47)씨는 “요새 장사도 잘 안돼서 손님을 끌려고 조명을 설치한 차양을 2주 전에 달았는데 그것마저 떨어졌다”면서 “가게 전체에 유리 파편이 다 깔렸고, 주방 후드부터 모든 집기가 부서져서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11시께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도로에서 화물차 2대가 충돌한 뒤 사고 차량 1대가 인근 5층 건물로 돌진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식자재를 운반하던 5t 트럭과 1t 화물차량이 도로에서 충돌한 뒤 5t 트럭이 건물로 돌진해 들이받은 뒤 멈췄다. 이 5t 트럭이 가스 배관을 건드려 가스가 누출돼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구로소방서는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사고 차량 운전자 등 6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2021.5.20 연합뉴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