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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방화문·꼼짝않은 비상발전기·지각 신고…드러나는 세종병원 책임

열린 방화문·꼼짝않은 비상발전기·지각 신고…드러나는 세종병원 책임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8-01-28 20:34
업데이트 2018-01-2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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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38명이 숨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에서 병원 측의 안이한 대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결국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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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화재사고 현장에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18. 1. 28  밀양=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28일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화재사고 현장에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18. 1. 28
밀양=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2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당시 건물 안의 화염과 연기 등을 막아주는 방화문이 모두 열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1층 응급실에는 방화문이 아예 없었다. 만일의 화재에 대비해 방화문은 항상 닫혀 있어야 하지만 통행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평소에도 열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시 전기 공급이 끊길 것에 대비해 마련해 둔 비상발전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세종병원 내 비상발전기는 자동으로 켜지지 않고 수동으로 켜야하는 장비인데, 발화 지점인 응급실 안 탈의실 바로 옆에 있어 의료진 등 병원 직원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산소호흡기, 엘리베이터의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사망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찰은 사망자 가운데 사인불상으로 분류됐던 4명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연기 흡입에 의한 질식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이 가운데 인공호흡기를 끼고 있던 3층 중환자실 입원환자 3명 중 2명은 연기 흡입시 나타나는 매(그을음)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나머지 한 명도 기도에서 일부 그을음이 발견됐으나 사망 원인은 아니었다. 정전으로 호흡기 가동이 멈춰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병원 엘리베이터 안에서 6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도 정전으로 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병원 측이 화재 초기 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불을 끄려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재 당시 1층에서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시도한 흔적들이 확인됐고, 7분 후에야 소방서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한편 1992년 준공된 세종병원이 불법 증·개축을 통해 병원 면적을 늘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JTBC는 이날 세종병원 전체 면적의 10%인 147㎡를 불법 증개축했고 매년 이행강제금을 내면서 시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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