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前 노태우 생가에도 불질러
‘父얼굴 똥칠 말고 자결’ 방명록 써… “최순실 사태 접하고 방화 계획”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백모(48·경기 수원시 권선구)씨가 1일 오후 3시 15분쯤 시너를 뿌린 뒤 불을 붙였다. 2012년 12월 대구 동구 신용동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에 불을 질러 공용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됐던 인물이다.
1일 오후 3시 15분쯤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방화로 불이 나 박 전 대통령 영정이 있는 추모관 내부가 모두 불에 타 있다.
구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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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이 추모관 옆 초가지붕으로 번진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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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현장에서 100m쯤 떨어진 주차장에서 검거된 백씨는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에 압송된 후 폐쇄회로(CC)TV 등 증거를 내밀자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하야하든지, 하야를 안 할 것이라면 자결을 하든지 해야 하는데 둘 중에 하나를 안 해서 방화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화재 직후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백씨가 쓴 ‘박근혜는 자결하라. 아버지 얼굴에 똥칠하지 말고’란 글이 쓰인 방명록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백씨는 지난 10월 ‘최순실 국정 농단’사태를 언론에서 접한 후 박 전 대통령 생가 방화를 계획했다”면서 “화재 당시에 사람이 없던 점을 고려해 건조물방화 혐의로 백씨를 입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2007년 2월에도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사적 101호 삼전도비에 붉은 스프레이로 ‘철거 370’이란 문구를 써넣는 등 비석을 훼손해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1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 동상과 기념 시비 등 3곳에 스프레이로 ‘독재자’라고 적은 대학생 A(19)군을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다. 이에 구미시는 박 전 대통령 생가 일대에 의무경찰 6명을 지원받아 고정 배치하는 등 경계 강화에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 생가는 경북도 기념물 제86호로 지정돼 있다. 생가터 753.7㎡에는 집과 안채, 분향소, 관리사 등 4채의 건물이 있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6-12-02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