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후배 검사, 스폰서 변호사와 통화…구명 접촉?

김형준 후배 검사, 스폰서 변호사와 통화…구명 접촉?

입력 2016-09-22 19:07
수정 2016-09-2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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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부장검사와 친하게 지냈다 동창 김씨에 말 잘 해달라” 요청
“연수원 동기 연락처 전달했을 뿐 구명 활동 한 것은 아니다” 반박

일각선 “단순 부탁이라도 부적절”

‘스폰서 검사’ 사건이 보도되기 직전 김형준(46·연수원 25기) 부장검사의 검찰 후배인 서울중앙지검의 A 부장검사가 고교 동창 ‘스폰서’ 김모(46·구속)씨 측과 직접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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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부장검사는 김씨의 폭로를 앞두고 곤경에 빠진 김 부장검사 측에 단순히 “김씨 측 S 변호사의 연락처를 전달해 주기 위한 역할만 했다”고 주장하지만 S 변호사는 “A 부장검사가 김 부장검사의 구명활동을 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특히 A 부장검사는 접촉 당시 김 부장검사와 김씨 간의 돈거래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한 상태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A 부장검사가 김 부장검사의 구명활동에 나섰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고 22일 밝혔다.

A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의 인지수사팀을 이끌고 있는 핵심 간부다. 특별감찰팀은 이후 문제가 발견되면 김 부장검사 관련 수사 이후 A 부장검사에 대한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A 부장검사는 이달 1일 오후 11시쯤 S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김 부장검사 측이 김씨 쪽과 접촉하고 싶어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부장검사는 김씨가 스폰서 내용 등을 언론사에 제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S 변호사는 서울신문과 만나 “김 부장검사 측이 비위에 대한 기사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다음 A 부장검사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 부장검사가 ‘법무관 시절 김 부장검사와 친하게 지냈다’면서 ‘김씨에게 (사안을 더 키우지 말라고) 말을 잘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면서 “듣는 입장에서는 구명 활동 차 전화한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에는 김 부장검사의 변호를 맡은 박모 변호사가 S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와 “김 부장검사가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깊숙이 연루된 인물로 손꼽힌다. 박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가 김씨와 금품거래를 할 때 부인 명의의 계좌와 돈을 빌려줬다. 김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던 지난해 박 변호사의 금융범죄 혐의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박 변호사는 S 변호사를 만난 뒤 김씨의 가족 계좌로 2000만원을 송금했다. 이와 관련, 김 부장검사 측은 “김씨가 ‘스폰서 비용을 돌려 달라’고 협박해 돈을 줬다”며 대검에 최근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에 대해 A 부장검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학교 동문인 박 변호사가 또 다른 학교 동문이자 연수원 동기인 S 변호사의 연락처를 물어와서 번호를 알려주기 위해 전화를 걸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김 부장검사와 김씨 사이에 돈 문제가 있다는 것은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스폰서 관계 등) 내용은 알지 못했다”며 “구명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범죄를 인지해 단죄해야 하는 검사로서 단순 부탁이라도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동료 검사의 비위 의혹을 알고도 해결에 일정 역할을 한 것은 문제”라며 “현직 부장검사가 단순히 연락처를 전달하기 위해 전화를 돌렸다는 A 부장검사의 해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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