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숙인이 현금 2억원이 넘게 든 가방을 도난당했다고 신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30일 오후 4시 40분쯤 A(75)씨가 목포시내 H복지회관 현관에서 현금 2억 5000만원이 들어있는 여행용 가방을 도난당했다고 신고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가방에는 일주일 전 농협에서 인출한 5만원짜리 다섯다발(2억 5000만원)이 들었고, 현관에 놓아두고 잠깐 화장실을 갔다 온 사이 없어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 주변 인물 등을 토대로 탐문수사한 결과 A씨가 현금 2억 5000만원을 실제로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H복지회관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 현금 가방을 발견하지는 못해 다른 곳에서 도난 또는 분실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현금을 인출한 농협 소재지를 영암, 나주로 혼선을 빚어 해당 농협이 문을 여는 1일 현장을 방문해 현금 인출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A씨는 경찰에서 고향인 나주를 떠나 서울과 광주 등 객지를 돌며 노점 등을 통해 평생 모은 돈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횡설수설하는 등 기억력이 극히 좋지 않는 등 일부 치매증상도 있는 듯 하다”며 “특히 거액을 인출한 이유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일정한 주거나 연락처도 없이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고 서울에 산다고 하는 가족의 연락처조차 알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