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화물연대 총파업 돌입
화물파업 대비해 완성차 대기공간 확보
화물연대의 파업 돌입 하루 전날인 23일 광주 서구의 기아 오토랜드 광주2공장 주차장 모습. 기아차는 카캐리어 운행 중단 장기화에 대비해 완성차의 적치 공간을 확보하고자 주차장을 비워 두었다.
광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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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는 23일 “일몰제 폐지와 차종·품목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 갈 것”이라며 24일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연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 이어 같은 요구 사안으로 파업에 나선 만큼 이번에는 더 큰 물류대란이 예상된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주지 않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화물차 기사들이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운임을 받으며 과로·과속·과적으로 내몰리는 걸 막자는 취지로 2020년 도입됐다. 하지만 3년만 시행하고 폐지하는 일몰제인 데다 적용 대상이 전체 사업용 화물차의 6.2% 수준인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 2개에 불과했다. 화물연대는 “현재와 같은 안전운임제는 한계가 있어서 제도를 지속하면서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전운임제에 따라 최소 운송료를 주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야 하는 화주들도 불만이 크다. 운송 계약은 화주와 운송사가 맺고, 운송사는 다시 화물차 기사들과 계약을 맺는 방식인데 화주만 처벌받는 게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준봉 화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작 안전 효과는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모든 책임이 화주들에게 돌아가는 건 불합리하다”며 “안전운임제는 폐지하되 휴게 시간이나 일일 운행시간 조정 등을 합의하는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국토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법 개정과 처우 개선 책임을 방기했다고 지적한다. 일몰제인 안전운임제를 지속하거나 적용 대상을 확대하려면 국회에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지만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국토부는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응주 화물연대 교선국장은 “지난 6월 파업이 종료된 직후부터 국토부는 합의 내용을 파기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며 “여기에 국민의힘은 화주 책임을 삭제하고, 과태료를 완화해 제도를 아예 무력화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엄정 대응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열린 시도청장 화상회의에서 “화물연대는 국가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집단 운송 거부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어떠한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불법행위를 한 조합원 2명을 구속하고 78명을 검거한 바 있다.
서울 김정화 기자·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2022-11-24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