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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조각으로, 시로… 아픔 딛고 나아가려는 시민들

음악으로, 조각으로, 시로… 아픔 딛고 나아가려는 시민들

김정화, 곽소영 기자
입력 2022-11-10 22:02
업데이트 2022-11-1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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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 매주 애도의 콘서트
시민 영웅 조각상… SNS 위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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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이후 시민들이 곳곳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에서 찰흙으로 ‘시민 영웅’ 미군의 얼굴을 빚고 있는 조각예술가 방주혁씨(왼쪽), 마포구 제비다방에서 ‘애도 공연’을 펼치고 있는 밴드 빌리카터(오른쪽). 방주혁씨·빌리카터 제공
이태원 참사 이후 시민들이 곳곳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에서 찰흙으로 ‘시민 영웅’ 미군의 얼굴을 빚고 있는 조각예술가 방주혁씨(왼쪽), 마포구 제비다방에서 ‘애도 공연’을 펼치고 있는 밴드 빌리카터(오른쪽).
방주혁씨·빌리카터 제공
“앞으로 매주 수요일 밤, 이 자리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음악을 통해 다들 조금이라도 살아갈 힘을 얻으면 좋겠어요.”

지난 9일 밤 서울 마포구의 라이브카페 ‘제비다방’에서 공연을 펼친 밴드 빌리카터는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자는 취지로 릴레이 공연을 하겠다고 했다. 실내가 한순간 고요해지자 이 밴드는 “너무 무겁지 않았으면 한다”며 다시 신나고 경쾌한 리듬의 음악을 연주했다. 보컬 김지원, 기타 진아, 베이스 공진, 드럼 유연식 등 4명으로 구성된 이 밴드는 “우리는 스스로 살고 싶어서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매주 수요일 진행되는 공연에는 다른 뮤지션도 함께할 예정이다. 이들은 “애도의 방식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펑펑 울 수도, 침묵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오히려 그런 생각에 잠식되지 않으려고 즐겁게 놀 수도 있다”며 “그 방식을 타인이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곳곳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떠나간 이들을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되고 있다. 시민들은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넋을 기리고 유족과 지인을 위로하는 한편 각자 서 있는 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서로를 다독이고 있다.

조각예술가 방주혁씨는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의 추모 공간 옆에서 참사 당시 밀려 넘어진 사람들을 구한 ‘시민 영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1m 높이의 아크릴판에 점토를 조금씩 붙여 조각상을 제작했다. 조각상 주인공인 주한미군 데인 비타스는 참사 당시 현장에서 다른 미군 2명과 함께 압사 위험에 처한 시민 30여명을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씨는 “이태원역에 추모하러 왔다가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조각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참사의 영웅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추모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작품을 보는 다른 시민들도 참사를 잊지 않고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떠올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씨는 참사 당일 현장 통제를 위해 애썼던 이태원파출소 소속 김백겸 경사 등의 조각도 준비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이태원역 추모 공간에 시를 쓰는 방식으로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기도 한다. 추모 공간에는 “우리가 죽었다/모두가 죽었다/다행은 없다/다행 같은 건 없다”와 같은 창작시가 적힌 편지를 놓고 간 시민도 있었다.
김정화·곽소영 기자
2022-11-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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