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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稅)꾸라지’ 천태만상…27명이 지방세 487억 체납

‘세(稅)꾸라지’ 천태만상…27명이 지방세 487억 체납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21-11-17 10:33
업데이트 2021-11-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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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악성 세금체납자의 빌라를 찾아간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이 현금과 황금열쇠, 황금돼지, 기념주화 등을 압수해 정리해 놓았다.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악성 세금체납자의 빌라를 찾아간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이 현금과 황금열쇠, 황금돼지, 기념주화 등을 압수해 정리해 놓았다.
지방세 또는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을 1000만원 이상 1년 이상 내지 않은 고액 체납자 1만296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오문철(65)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가 지방세 151억7600만원을 내지 않아 5년 연속 개인 고액 체납자 전국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법인 고액체납 1위는 과거 용산 역세권 개발 시행사였던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식회사로 재산세 552억1400만원을 체납했다.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17일 고액·상습 체납자(개인 및 법인) 1만296명을 공개했다. 그중 지방세 체납자가 8949명,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자는 1347명이다.

올해 공개 대상자는 지난해(9668명)보다 628명(6.5%)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체납액의 30%를 납부하면 명단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올해부터 50%를 납부해야만 제외되도록 요건이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개 대상 지방세 체납자들의 체납액은 총 4355억4천600만원이다.

지역별 지방세 체납자는 경기가 2727명(체납액 1462억7천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이 1162명(724억96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체납액 구간별로는 1000만원 초과∼3000만원 이하가 5561명이고 이들의 체납액은 1016억6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또 1억원 초과∼3억원 이하 599명,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65명,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45명이었다.

10억원 초과는 27명으로 이들의 체납액은 487억3700만원에 달했다.

체납자 종사 업종별로 서비스업 2191명(24.5%), 도소매업 1372명(15.3%), 제조업 1340명(15.0%), 건설·건축업 1049명(11.7%) 등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4.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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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38세금징수과 단속반원들이 단속차량을 타고 상습체납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2021. 6. 21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21일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38세금징수과 단속반원들이 단속차량을 타고 상습체납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2021. 6. 21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오문철 전 대표는 지방소득세 151억7600만원을 체납해 2017년부터 5년 연속으로 개인 체납액 1위에 올랐다.

그는 앞서 저축은행 불법·부실 대출 등 혐의로 기소돼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조동만(63)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주민세 82억9500만원을 내지 않아 2위에 올랐고, 3위는 지방소득세 72억6900만원을 체납한 이동경(58)씨다.

법인 가운데는 드림허브프로젝트가 552억1400만원으로 체납액 1위를 유지했다.

이어 지에스건설(167억3500만원·GS건설과 무관한 회사), 삼화디엔씨(144억1600만원) 등이 2∼3위에 올랐다.

불법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인 주수도 씨의 제이유개발(113억2200만원)과 제이유네트워크(109억4700만원)는 5∼6위에 이름을 올렸다.

과징금이나 이행강제금 등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자 개인 1위는 부동산실명법과징금 29억5800만원을 체납한 이하준(57)씨였다.

법인은 용인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조합이 광역교통시설부담금 394억2000만원을 체납해 1위였다.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자 1347명의 총 체납액은 810억600만원이다.
자료 행정안전부
자료 행정안전부
국세청은 과거 체납 천태만상에 대해 밝힌 바 있다. 한 골프장에서는 수입을 숨기기 위해 입장료를 현금으로만 받는 방법으로 세금을 체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세청은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 현장을 수색하여 금고에 있는 현금과 계좌 잔액 등 약 1억 원을 압류했다. 골프장의 주말 이용객을 감안했을 때 신고한 수입이 너무 적었던 것이다. 국세청이 적극적으로 수색하자 결국 체납액 55억 원을 자진 납부했다.

또 한 체납자는 부동산을 처분한 돈으로 수백 점의 분재를 사들여 비닐하우스 4개 동에 이를 은닉했다. 국세청이 탐문 끝에 은닉 장소를 덮치자 그곳에 수십 억 원 상당의 고가 분재가 무려 377점이나 있어 이를 압류했다. 또한 타인의 집에 위장 전입한 체납자를 적발했지만 돈이 없다고 버틴 이 사람의 여행용 가방에서 현금 5억 5000만 원이 나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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