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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풍기 까만 먼지 도넛에 떨어져”…던킨 공장 ‘위생불량’ 영상 추가 공개

“환풍기 까만 먼지 도넛에 떨어져”…던킨 공장 ‘위생불량’ 영상 추가 공개

오세진 기자
입력 2021-10-05 12:23
업데이트 2021-10-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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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공장 환풍기 청소 한 번도 안 해”
“꾸준히 문제 제기했지만 회사 반응 없어”
시민대책위, SPC 측 ‘제보 조작’ 주장 비판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채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던킨도너츠 제조공장의 위생 불량 상태를 제보한 제보자(가운데)가 이날 추가로 영상을 공개하며 영상 속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1.10.5 연합뉴스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채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던킨도너츠 제조공장의 위생 불량 상태를 제보한 제보자(가운데)가 이날 추가로 영상을 공개하며 영상 속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1.10.5 연합뉴스
경기 안양시에 있는 던킨도너츠 제조공장 내 설비와 밀가루 반죽에 기름때 등 오염물질이 묻은 사실을 공익신고한 제보자가 5일 공장 내 위생불량 상태를 보여주는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채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내부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KBS는 던킨도너츠 안양공장에 있는 환기장치에 기름때가 묻어 있고 환기장치 아래에 있는 밀가루 반죽에 누런 물질이 묻은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도했다. 반죽한 도넛을 기름에 튀기는 공정에 설치된 설비와 튀긴 도넛에 입히는 시럽 그룻 안쪽에도 까만 물질이 묻은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영상은 제보자가 언론 보도 전에 국민권익위원회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에 공익신고한 영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 공개된 영상은 도넛을 이송하는 운반기 위 천장에 설치된 환풍기 주변이 까맣게 변한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다. 제보자는 “안양공장이 2016년에 지어지고 난 뒤에 한 번도 환풍기를 청소하지 않았다”면서 “환풍기 주변에 쌓인 까만 분진이 그대로 환풍기 아래에 있는 도넛 제품에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흰 장갑을 착용한 손으로 도넛에 시럽을 입히는 설비 레일 안쪽을 만졌을 때 손가락 끝이 까맣게 변한 모습을 촬영한 영상도 공개됐다. 시민대책위의 권영국 공동대표는 “공장은 도넛에 입힌 시럽이 아래로 떨어지면 그 떨어진 시럽을 다시 모아서 재사용하고 있는데, 그 도넛이 이동하는 레일 안에 기름때가 쌓여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밀가루 반죽을 배합하는 공정에서 사용되는 여러 설비에 기름때가 묻어 있는 모습, 작업자의 위생모 위에 기름녹이 떨어진 모습을 찍은 영상도 이날 공개됐다.

과거 인천에 있던 던킨도너츠 제조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말한 제보자는 “인천공장에 있을 때도 위생 관리에 문제가 있었고, 인천공장 폐업 후 안양공장에 지난 2017년 입사한 후에도 청소 미흡 등의 위생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면서 “위생 불량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을 함께 보여주면서 회사에 계속 문제 제기를 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저를 기존 업무에서 배제하고 보직을 변경시켰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에 안양공장 내 공장 설비들이 모두 교체된 뒤에도 위생 불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 제보자의 설명이다.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의 권영국(오른쪽 첫 번째) 공동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채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내부 설비에 오염물질이 묻은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며 취재진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1.10.5 연합뉴스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의 권영국(오른쪽 첫 번째) 공동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채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내부 설비에 오염물질이 묻은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며 취재진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1.10.5 연합뉴스
던킨도너츠 식품 브랜드를 보유한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는 위생 불량 문제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언론에 보도된 제보 영상이 조작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달 30일 제보자가 일하는 모습을 촬영한 공장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며 “해당 직원이 설비 위에 묻은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후 비알코리아는 제보자를 향해 ‘식품 테러’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그러나 제보자는 “밀가루 반죽 위에 있는 설비에 묻은 기름을 주걱으로 제거한 것”이라면서 “(회사가 공개한 영상 속 장소에) CCTV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직원 모두가 알고 있는데 고의적으로 기름을 밀가루 반죽에 떨어뜨렸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보자는 “던킨도너츠는 아이들이 먹는 학교 급식에도 제공되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던킨도너츠 매장을 안 간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제보자는 회사의 출근 정지 조치로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제보자는 지난 1일 권익위에 보호조치 신청을 했다. 현행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르면 공익신고자는 공익신고를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받은 경우 권익위에 보호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

권익위는 “이 건 신고가 공익신고자보호법상의 공익신고 요건을 갖춘 것으로 확인될 경우 (회사의) 신고자 신분 비밀보장 의무 위반 여부,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에 해당하는지 여부, 신고와 불이익 조치 간 인과관계 성립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경기 안양시에 있는 던킨도너츠 제조공장의 비위생 상태를 제보한 공익신고자(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1. 10. 1 연합뉴스
사진은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경기 안양시에 있는 던킨도너츠 제조공장의 비위생 상태를 제보한 공익신고자(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1. 10. 1 연합뉴스
시민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비알코리아가 제조 영상 조작 주장을 중단하고 제보자에게 사과할 것 △제보자에 대한 출근 정지 등 불이익 조치를 철회할 것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철저한 진상조사를 할 것 등을 촉구했다. 앞서 식약처는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전국 5개 던킨도너츠 제조공장을 불시해 방문해 식품 이송 레일 하부의 비위생 상태를 확인하고 제조 설비 세척 소독이 미흡한 점 등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비알코리아는 던킨도너츠 제조 과정에서 위생 상태가 불량했던 점에 대해 사과하며 KBS 보도 이틀 뒤에 전 사업장 및 생산시설에 대한 철저한 위생 점검을 실시하고, 전 생산설비에 대한 세척주기를 해썹(HACCP) 기준보다 엄격하게 적용하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언론에 보도된 제보 영상이 조작됐다는 주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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