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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원정’ 나선 전북도민 90여명…그들만의 투기 원칙은? [이슈픽]

‘수도권 원정’ 나선 전북도민 90여명…그들만의 투기 원칙은? [이슈픽]

임송학 기자
임송학 기자
입력 2021-03-23 11:34
업데이트 2021-03-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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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직원부터 의사·주부까지…‘너도나도’투자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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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흐릿한 3기 신도시 홍보판
미세먼지로 흐릿한 3기 신도시 홍보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14일 인천 계양구의 농지 위에 3기 신도시를 알리는 홍보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간 정부는 이날 LH 임직원에 대해 실제 사용 목적 외 토지 취득을 금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도 높은 LH 쇄신안을 밝혔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최근 수도권 신도시 개발지역 투기에 전북도민들이 대거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수도권 제3기 신도시개발지구 토지 투기와 관련된 전북인은 9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 있어도 묻어둘 데가 없네”···지방경제 한계
특히, 이번 사건에 관련된 직군이 LH 전북본부 전·현직 직원과 가족, 의사, 가정주부 등 매우 다양해 부동산 투기가 전 계층에 만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북도민들이 수도권 부동산을 많이 사들인 것은 ▲경제구조 ▲학습효과 ▲자녀 진학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지방에는 높은 수익율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나 사업 아이템이 적은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전주시내 부동산 관계자는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고 지역경제가 쇠퇴하는 지방에 투자하기 보다 사두기만 하면 오르는 수도권 부동산에 묻어두는 것은 자금력 있는 사람들에게 당연한 투자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뭉터기 보상금 나도?”···임야·맹지 보상 학습효과
또 지역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 될 때 뭉터기 돈이 보상금으로 풀려나가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학습’을 하게 된 것도 이번 사건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전주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A씨는 “그동안 부동산에 관심이 없던 지역민들이 대규모 택지개발사업 추진으로 보잘것 없던 임야와 농지에도 많은 보상금이 지급되는 것을 보고 학습효과를 얻은 것이 수도권으로 진출한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에서 수십억원 단위의 보상금을 받은 토지주들이 다시 부동산에 재투자해 ‘뻥 튀기’ 한 사례가 널리 알려지면서 뒤늦게 부동산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해석한다. 지역에서 학습효과를 얻은 투자자들이 자금여력이 생기자 수익률이 더 높은 수도권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돌렸다는 것이다.

“아이 대학가면”···자녀교육·자산 두토끼 잡기
자녀들의 ‘대학 진학’도 지역민들이 수도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동기로 분석된다.

자녀들이 수도권 대학을 진학할 경우 거주지를 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과정에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자녀 교육 때문에 서울에 작은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졸업 후에 가격이 몇 배나 뛰어 교육비를 벌고도 남았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자영업을 하는 B(53)씨는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두 딸을 위해 변두리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가격이 크게 올라 결혼자금까지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면서 “지방 거주자가 수도권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전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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