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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예쁜 걸로 산다”…BJ 코인방송 따라하지 마세요

“이름 예쁜 걸로 산다”…BJ 코인방송 따라하지 마세요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3-11 13:22
업데이트 2021-03-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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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노출로 거래 질서 교란
업비트 bj 철구 거래정지 조치

BJ 철구 방송 캡처
BJ 철구 방송 캡처
최근 암호화폐 열풍에 편승한 인터넷개인방송 진행자들이 생방송을 통해 투자 현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다. BJ철구(본명 이예준) 방송은 12만여 명이 동시 접속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생방송 영상 내내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라는 경고문구를 띄웠지만 소용이 없었다. 철구는 1억원의 시드머니로 단타매매를 했고 몇 분만에 수백만원의 이득을 취했다. 철구가 매수한 알트코인은 시청자들의 투자가 몰리면서 거래가와 거래량이 실시간으로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철구는 방송에서 “이름이 이쁜 것들 위주로 사면된다”, “두 글자나 세 글자면 더 좋다” “도박에서 돈을 못 따는 이유는 따고 못 일어나기 때문” 등의 발언을 했다. 시청자들은 실시간댓글로 자신이 매수한 암호화폐를 사달라는 요청을 했다.

등락을 거듭한 끝에 철구는 1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570만원을 벌어들이며 방송을 마쳤다. 압도적인 시청자 수를 자랑하는 철구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 실시간 방송으로 시세 흐름을 바꾼다는 지적도 나왔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방송이 있던 지난달 21일 종가 기준 가스, 톤, 밀크, 비트토렌트, 온톨로지가스 등 철구가 언급한 암호화폐 대부분은 전일 대비 가격이 올랐지만, 다음 날 곧바로 평균 10% 이상 급락했다.

트위터 글로 가상화폐 가격을 급등 혹은 급락시키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 빗대 ‘철론 머스크’라는 웃지 못할 별명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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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의 국내 가격이 27일 사상 처음으로 개당 3000만원을 넘었다. 사진은 이날 한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시세정보 화면. 연합뉴스
암호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의 국내 가격이 27일 사상 처음으로 개당 3000만원을 넘었다. 사진은 이날 한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시세정보 화면.
연합뉴스
“실시간 방송 막아달라” 국민청원도
업비트는 ‘거래 질서 교란’을 이유로 철구에게 주문정지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방송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식투자 암호화폐 실시간 스트리밍 노출금지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많은 BJ들이 주식을 주제로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고 있다”며 “본인 자본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이들이 매수하는 종목이 그대로 실시간으로 노출돼 주식시장에 큰 파동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유튜버나 BJ들의 경우 투자로 손해를 보더라도 별풍선 등 후원금을 받아 손해를 메울 수 있는 반면, 순수 투자자들은 방송의 존재조차 모른 채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 주식 시장은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 한국거래소가 투자 흐름에 안정을 주기 위해 주식 매매를 일시적으로 멈추는 ‘서킷브레이커’라는 안전장치가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비트코인.  EPA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비트코인.
EPA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없고 가격변동성이 커 투자보다는 투기적 성격이 크기 때문에 암호화폐 관련 방송을 보고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그 위험 부담을 감안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시청자들이 철구를 따라 매수한 것은 엄연히 투자자들의 판단이라며 철구의 시세 조작에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청자는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언급해서 폭등한 건 되고 철구는 안 되냐. 사지 말라고 해도 사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주식 현황을 방송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철구만 꼬집어서 비판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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