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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의식불명인데…” 사과조차 않고 침묵하는 쿠팡

“가족도 의식불명인데…” 사과조차 않고 침묵하는 쿠팡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8-18 22:28
업데이트 2020-08-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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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개 시민단체 감염관리 소홀 질타

“안전의무 안 지켜 근로자 사지 몰아넣어”
“사업장 거리두기 붕괴… 작업환경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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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지원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쿠팡의 사회적 책임과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지원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쿠팡의 사회적 책임과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난 5월 발생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쿠팡이 사측의 관리 소홀로 감염된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후속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대책위 등 8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18일 서울 잠실 쿠팡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은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과의 면담을 적극 추진하고, 노동자들의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5월 23일 물류센터 내 첫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곧바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무방비 상태로 근무를 하는 등 쿠팡 측이 노동자의 안전보장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작업복, 안전화 등을 소독 없이 착용했고 관리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업무 지시를 하며 감염의 매개체가 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확진자 발생 다음날인 24일 출근했던 계약직 노동자 전모씨는 결국 가족 전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씨의 남편은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전씨는 “쿠팡 측은 근로자가 위험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게 만들며 안전의무에 소홀했고, 결국 근로자들을 사지에 몰아넣었다”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파괴되는 데는 불과 며칠밖에 걸리지 않았고 끔찍한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고 전했다. 최근 전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판정을 받았지만, 현행법상 본인이 아닌 가족에 대해서는 쿠팡으로부터 어떠한 치료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 지원대책위의 권영국 대표는 “사회적 낙인과 가족 감염으로 노동자들의 삶의 안정이 무너졌음에도 쿠팡은 피해자들에게 단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쿠팡이 소비자들에게 칭송받을 만한 기업인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쿠팡의 작업 환경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의 명숙 활동가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평소에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잠깐 앉았다는 이유로 벌을 서는 등 일상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면서 “한 차례 집단감염을 겪었음에도 물류센터에서 물류량 증가로 사업장 내 거리두기 등 기초 방역이 다시 무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20-08-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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