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태극기부대, 청와대 행진하다 맹학교 학부모들과 충돌

태극기부대, 청와대 행진하다 맹학교 학부모들과 충돌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1-04 17:02
업데이트 2020-01-04 17: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서울맹학교 학부모·학생, 도로 나와 집회 자제 호소
일부 집회 참가자들 욕설·항의…물리적 충돌은 없어
이미지 확대
아수라장된 경복궁역 인근
아수라장된 경복궁역 인근 4일 오후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보수단체 등이 청와대 부근으로 행진하는 가운데 서울맹학교 학부모, 학생 등이 “맹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이동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시위를 규탄한다”며 집회를 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2020.1.4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던 보수단체가 인근 맹학교 학부모·학생들과 충돌했다.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 등을 요구하는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는 대한문 앞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사랑채 방향으로 행진 중이었다.

이에 시각장애 특수학교 서울맹학교 학부모와 학생, 졸업생 10여명은 이날 오후 3시 20분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 자하문로 청와대 방향 2개 차로에서 주저앉거나 드러누워 약 15분 동안 국본의 행진을 가로막았다.

학부모들은 “국가도 버린 눈먼 우리 새끼, 어미들이 몸뚱이로 지키겠다”, “박근혜 대통령도 동네 주민과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것을 싫어하신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도로 위에 펼쳤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학부모들을 향해 욕설을 하고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이 행진을 가로막은 학부모와 학생들을 약 15분 만에 인도로 끌어냈다. 경찰에 연행된 사람은 없었고, 큰 부상자도 없었다.

서울맹학교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보통 하루 2~3차례 주변 상황을 소리로 파악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이동하는 ‘독립 보행’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인근에서 연일 벌어지는 집회 소음과 교통 통제 등으로 인해 교육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집회 금지 또는 제한을 호소해왔다.
이미지 확대
“효자치안센터 앞 집회 자제 요청”
“효자치안센터 앞 집회 자제 요청”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일대에서 보수단체 등이 청와대 부근으로 행진하는 가운데 서울맹학교 학부모회, 지역주민 등이 효자치안센터 앞 집회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2020.1.4
연합뉴스
근처에서는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이 함께 청와대 근처 집회 자제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 행진 대오와 이들 사이에 경력을 배치했다.

학부모들이 집회에 나선 것은 이번이 3번째다.

경찰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장기 농성 중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총괄대표 전광훈)의 집회를 사실상 금지하는 조처를 했지만, 법원이 범투본의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해 일단 집회를 허용하라고 결정했다.
이미지 확대
대통령에 대한 경례하는 홍문종ㆍ조원진
대통령에 대한 경례하는 홍문종ㆍ조원진 우리공화당 홍문종, 조원진 공동대표 등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 남대문로에서 열린 새해 첫 태극기 집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대통령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0.1.4
뉴스1
같은 시각 범투본 역시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를 열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