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5번째 강했던 ‘링링’… 여의도 50배 농작물·문화재 덮쳤다

역대 5번째 강했던 ‘링링’… 여의도 50배 농작물·문화재 덮쳤다

이천열 기자
이천열, 강원식, 이범수, 김기중 기자
입력 2019-09-08 21:02
업데이트 2019-09-0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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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사망 등 전국 태풍 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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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고… 그래도 다시, 일어선다
떨어지고… 그래도 다시, 일어선다 8일 전남 순천 낙안면 신기마을에서 한 농민이 태풍 ‘링링’으로 땅에 떨어져 나뒹구는 배를 주워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순천 연합뉴스
창고 지붕 보수하던 70대 강풍에 날아가
안전조치 나선 소방관·경찰 11명도 부상
충남선 추석 출하 앞둔 사과·배 ‘우수수’
간판 추락 신고 419건… 16만 가구 정전
해인사 250년 전나무 등 문화재도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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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고… 그래도 다시, 일어선다
쓰러지고… 그래도 다시, 일어선다 8일 서울 광화문역 인근 인도에 강풍으로 공중전화 부스가 통째로 쓰러져 있다. 서울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순간 최대풍속(㎧) 전남 신안 흑산도 54.4, 충남 태안 격렬비열도 50.2 등 역대 다섯 번째로 강력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 전역을 크게 할퀴고 갔다. 지금까지 사상자 27명이 발생했고, 각종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도 상당해 복구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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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고… 그래도 다시, 일어선다
쓰러지고… 그래도 다시, 일어선다 8일 제주 서귀포에서 해병대원들이 태풍으로 파손된 하우스 시설을 철거하며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 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8일 오후 7시 기준으로 현재 사망자 3명, 부상자 24명 등 모두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는 소방공무원과 경찰관 11명도 있다.

지난 7일 430여곳에 그치던 전국 시설물 피해는 민간 928건, 공공 2725건 등 모두 3653곳으로 8배 넘게 늘어났다.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만 419건이었다. 벼 쓰러짐 7516㏊ 등 농작물 피해는 1만 4468㏊(여의도 면적 290㏊의 50여배)에 달했다. 낙과 3556㏊와 비닐하우스 피해 164㏊ 등이 발생했고, 넙치 2만 2000마리와 돼지 500마리가 폐사했다. 선박 전복 23척, 상가건물 침수 62동, 차량 파손 84대 등 피해가 잇따랐다. 방파제 등이 파손되는 등 어항시설 피해도 8건이 접수됐다. 전국적으로 16만 1646가구가 장시간 정전되기도 했다.

링링이 몰아친 곳마다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7일 오전 10시 30분쯤 충남 보령 남포면에서 트랙터 보관창고 지붕을 보수하던 최모(75) 할머니가 함석지붕과 함께 30m나 날아가 옆집 화단에 부딪혀 숨졌다. 오후 2시 44분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주차장 인근 한진택배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 운전기사 A(38)씨가 깔려 목숨을 잃었다. 오후 3시 5분쯤 경기 파주에서도 이모(61)씨가 강풍에 뜯긴 골프연습장 패널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는 오전 11시 53분쯤 높이 10m의 교회 첨탑이 무너져 떨어졌다. 차량 1대가 파손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비슷한 시간에 서울 광진구 12층짜리 빌딩의 외장재가 떨어지며 옆 건물 처마와 차량 2대를 덮쳤다. 담장이 파손되고 건물 외벽이 떨어진 곳만 300건이다. 인천 강화 전역이 정전돼 가정과 가게 등 2만 1000곳이 불편을 겪었고, 제주 서귀포 표선면 양식장에서 정전으로 산소공급기가 작동하지 않아 넙치 2만 2000여 마리가 폐사하는 등 태풍 피해는 육지와 바다를 가리지 않았다.

추석 출하를 앞둔 예산과 천안 등 충남 8개 시군의 사과와 배가 강풍에 우수수 떨어져 충남에서만 낙과 피해가 206㏊에 달했다.

문화재도 수난을 겪었다. 경남 합천 해인사 학사대 천연기념물 제541호인 전나무가 넘어져 밑동까지 완전히 부러졌다. 수령 250여년의 이 전나무는 신라 말 한림학사를 지낸 최치원이 해인사의 작은 정자인 ‘학사대’에 꽂은 지팡이가 자란 것이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사적 제118호 진주 진주성 성곽의 상부 덮개돌인 두겁석 2개도 파손됐다. 충남 태안 안면도의 안면송 120그루와 모감주나무 6그루도 부러졌다. 안면송은 조선시대 경복궁 건조 등에 쓰였고, 모감주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38호로 보호를 받고 있다.

피해가 계속 늘자 주민들은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열려던 태안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를 열흘 늦추는 등 각종 축제와 행사를 미루고 복구작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제13호 태풍 ‘링링’의 사후 대책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관계 부처는 피해의 정확한 파악에 임해 주시고 행정력을 최대한 동원해 응급복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서울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09-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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