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분이…” 피해심정 메모가 조재범 수사 결정타

“오늘은 기분이…” 피해심정 메모가 조재범 수사 결정타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2-06 11:49
업데이트 2019-02-06 11:4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심석희 메모 토대로 경찰, 성폭행 범행일시·장소 특정

이미지 확대
조재범 코치 성폭행 증거 다수 발견…내일 檢송치
조재범 코치 성폭행 증거 다수 발견…내일 檢송치 조재범(38)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인정된다는 경찰 수사결과가 나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 혐의로 오는 7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을 마친 조재범 전 코치. 2019.2.6 뉴스1 DB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를 수사한 경찰이 조 전 코치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데에는 피해자인 심석희 선수가 피해 심정을 기록해놓은 메모가 결정타가 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오는 7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6일 밝혔다.

사정 당국과 빙상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2월 심 선수의 고소장을 접수한 지 50여일 만에 이 같은 결과를 내놓기까지 수사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성범죄 특성상 확실한 물증이 나오기 어려운 데다 조 전 코치가 심 선수의 피해 진술을 두고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심 선수는 4차례에 걸친 피해자 조사를 받았고 이때 경찰에 자신이 기록해놓은 메모를 제출했다.

경찰은 이 메모에 주목했다.

이 메모는 “오늘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심 선수가 피해를 봤을 당시 심정을 자신만이 알 수 있도록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조 전 코치의 범행일시와 장소가 모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메모를 통해 조 전 코치의 범행이 단건에 그치지 않고 수차례 반복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더해 빙상연맹의 경기 일정표 등과 비교해 메모에 적힌 조 전 코치의 범행일시와 장소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 조 전 코치가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심 선수에게 범행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 같은 점에서 심 선수의 메모는 2천 페이지가량 되는 방대한 수사기록에서도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 선수는 자신의 메모를 참고해 경찰 조사에서도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했고 경찰은 조 전 코치의 진술보다 심 선수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조 전 코치는 2차례에 걸친 피의자 조사에서 구체적인 반박 없이 “성폭행은 없었다”는 주장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조 전 코치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에서 조 전 코치가 자신의 범행과 관련한 대화를 심 선수와 나눈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조 전 코치의 혐의 입증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인 만큼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피해자 진술, 복원된 대화 내용 등 여러 증거가 조 전 코치가 성폭행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어 혐의 입증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심 선수는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지난해 12월 중순 경찰에 제출했다.

조 전 코치는 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에서는 되레 1년6월의 더 무거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