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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에서 내부로 조준선 이동…‘다스는 누구것’ 수사 본격화

외곽에서 내부로 조준선 이동…‘다스는 누구것’ 수사 본격화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5 15:47
업데이트 2018-01-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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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미·이동형 등 다스 소유관계 단서 지닌 MB 친인척 연쇄 소환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겉으로 드러난 회사의 자금 흐름 등을 살피던 검찰이 ‘핵심 내부자들’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이 ‘의혹의 종착지’로 의심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성큼 다가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25일 경주에 있는 다스 본사와 관계사인 금강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 전 대통령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의 부인 권영미씨를 소환했다.

전날에는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이 이 전 대통령 친형이자 다스 회장인 이상은씨의 아들 동형씨를 불러 15시간 동안 조사했다.

이틀간 검찰이 부른 인물들은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다. 다스의 소유관계가 서류상에 기록된 내용과는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람들이다.

이 전 대통령의 처남댁인 권영미씨는 원래 다스의 지분 48.99%를 소유한 최대주주이던 남편 김재정씨가 2010년 사망한 뒤 상속세를 다스 지분으로 내놓았다. 권씨는 현재 다스 지분 23.60%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최대주주 자리를 스스로 걷어차는 상식 밖의 선택을 한 것을 두고 “실소유주가 따로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과 어긋나는 방식으로 상속세를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명쾌하게 의혹이 풀리지는 못했다.

검찰은 이날 권씨가 대주주인 다스 관계사 금강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금강 대표인 이영배씨는 2008년 정호영 특검팀이 BBK 의혹을 수사하던 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금관리인으로 지목돼 조사를 받았던 인물이다.

전날 검찰에 출석한 이동형씨는 다스 지분 47.26%를 보유한 최대주주 이상은 회장의 아들이다.

그러나 최근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전혀 지분이 없는 다스에서 장악력을 키우는 반면 이상은 회장의 아들인 동형씨의 사내 입지는 축소된 정황이 발견돼 의문을 자아냈다.

이동형씨가 49%의 주식을 보유한 다스 협력업체 IM(아이엠)을 두고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이상은 회장이 다스의 실소유주가 아니기 때문에, 아들을 먹고 살게 하려고 설립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스의 지분을 소유하고도 지배력이 없어 보인다는 세평을 들은 인물들이 검찰에 불려오는 것은 검찰 수사가 새 국면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짐작을 낳는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두 개의 고발사건에서 시작됐다.

동부지검 수사팀이 맡은 사건은 과거 특검에서 밝혀내지 못한 ‘다스 120억원 비자금’ 의혹이고, 중앙지검이 진행한 사건은 다스가 BBK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두 사건 모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다스의 실소유주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에서 출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검찰은 그간 신중한 태도로 기초 사실을 파악하는 데 주력해 왔다.

두 수사팀은 기록 검토와 고발인 조사를 거쳐 다스의 전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을 소환 조사했다. 이후 김성우 전 사장과 권모 전 전무 등을 소환해 다스의 ‘윗선’으로 한 걸음씩 올라갔다. 청와대와 다스 사이에서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 이문성·신학수씨 등 전현직 감사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사장 등이 “다스의 설립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진술과 더불어 과거 특검에서는 거짓을 말했다는 자수서 등을 받아내면서 검찰의 행보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 11일 동부지검 수사팀이 다스 본사와 이상은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고, IM과 금강 등 주요 협력사까지 압수수색하면서 실소유주 의혹에 관한 핵심 정보를 알고 있을 만한 ‘내부자들’을 본격적으로 조사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

두 가지의 고발사건에 출발점을 두고 다른 갈래로 진행돼 온 검찰의 수사 방향이 ‘다스는 누구 것인가’라는 질문을 종착지로 삼아 한데 모이는 양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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