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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 전공의 피의자 신분 첫 소환…균 감염 주사 처방 혐의

이대목동 전공의 피의자 신분 첫 소환…균 감염 주사 처방 혐의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5 10:33
업데이트 2018-01-2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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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사용해야 할 주사제 5∼8시간 상온에 방치한 혐의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25일 이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 전공의 강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후 강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피의자로 비공개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4년 차 레지던트인 강씨는 사망한 신생아 4명을 모두 전담했던 전공의다. 그는 신생아들이 지난달 16일 사망한 직접적인 원인이 된 지질영양 주사제를 사건 전날 처방했으며, 사건 당일에는 당직 전공의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강씨는 사망한 신생아들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돼 끝내 패혈증으로 숨진 데 대해 교수들에 앞서서 1차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생아들은 사망 전날 지질영양 주사제를 맞았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결과 이 주사제는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사제를 준비해 신생아들 중심정맥관에 연결한 이들은 간호사 2명이다. 이들 역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됐다. 그러나 경찰은 의료법상 간호사들은 의사의 진료를 보조할 뿐 진료행위를 하는 것은 의사인 만큼 강씨가 주사제 오염에 대한 법적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씨는 사망 신생아들이 맞은 지질영양 주사제 7병 중 5병이 상온에서 5∼8시간 방치된 사실에 관해서도 이날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해당 주사제는 사용설명서에는 ‘즉시 사용’하도록 나와 있고, 이대목동병원 자체 지침상으로도 개봉 후 30분 이내에 사용하도록 돼 있다. 질본 표준예방지침에도 1시간 이내에는 쓰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해당 주사제는 사망사건 전날 정오께 개봉됐고, 같은 날 오후 5∼8시 사이에 주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용설명서상 주사제는 2∼8도 수준의 저온에서 보관돼야 하지만 신생아 중환자실 측은 이를 상온에 방치하기도 했다.

경찰은 신생아들이 맞은 지질영양 주사제가 감염 관리 부주의로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됐으며, 개봉 후 상온에 두는 바람에 균이 급속도로 배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액이 상온에 장시간 방치된 것은 간호사와 전공의들뿐 아니라 주기적으로 회진을 돌면서 총점검을 하는 교수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경찰은 강씨에게 주사제를 처방하기 전후 감염 관리 실태와 주사제를 상온에 방치한 관리부실 정황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강씨는 ‘환자 1명당 주사제 1병 사용 지침’을 어기고 지질영양 주사제 500㎖짜리 1병을 신생아 총 5명에게 나눠 맞히고는, 1명당 1병씩 처방한 것으로 기록해 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부풀려 청구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강씨를 조사한 뒤 재소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강씨는 지난 6일과 8일 두 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은 바 있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신생아 중환자실 담당 교수진 3명 중 1명인 심모 교수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다.

26일에는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이자 주치의인 조수진 교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된다. 그는 지난 16일 한 차례 소환됐으나 항암 치료 등을 이유로 진단서를 내고 1시간 만에 귀가했다.

감염관리실 관계자 1명과 의료기관인증평가원 관계자 1명도 26일 소환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에게 신생아 중환자실 감염 관리 부실 의혹과 이대목동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인증받았을 당시 평가 내용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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