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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70대에 “그렇게 사니 행복하십니까”…막말 판사 여전

이혼소송 70대에 “그렇게 사니 행복하십니까”…막말 판사 여전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5 09:28
업데이트 2018-01-2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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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변회, 문제 사례 공개…女변호사에 “여자가 그렇게 말하는 거 싫어해”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가 25일 공개한 법관 평가 결과에 따르면 여전히 소송 당사자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막말을 퍼붓는 사례들이 다수 지적됐다.

판사들과 직접 이해관계가 얽힌 변호사들이 내놓은 평가란 점에서 공정성이 완벽하게 담보됐다고 볼 순 없지만, 사법부에 대한 신뢰 확보 차원에서 문제점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변회에 따르면 형사 재판을 맡은 한 판사는 피고인 측의 주장에 “왜 이런 식으로 주장했느냐. 증인을 불러서 변호인 주장이 사실이 아니면 피고인에게 가중처벌을 하겠다”고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

증인에게 유도 신문을 한다는 이유로 큰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신문을 제지하고, 검찰 측의 유도 신문에 이의를 제기하자 “동네 양아치나 하는 짓을 한다”고 변호인에게 면박을 주기도 했다.

예단과 선입견을 드러내는 사례도 공개됐다.

한 판사는 피고인 측이 증인을 신청하려 하자 “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느냐”며 증인 채택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무죄변론을 하는 변호인의 말을 중간에 끊으면서 “내가 이 만큼 얘기하는데 계속 무죄 변론할 겁니까”라고 따진 판사, 항소심 첫 기일에 “저는 원심(1심)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속마음을 드러낸 판사도 있었다.

민사 소송을 맡은 한 판사는 첫 조정 기일에서부터 “관련 형사 사건이 무혐의 처분됐으니 원고의 청구는 안 되는 것으로 본다. 알아서 입증해 보라”는 말을 내뱉기도 했다.

예의 없는 언행으로 재판 당사자들을 불쾌하게 한 사례도 다양했다.

변호사를 “XXX 씨”라고 호칭하거나, 소송 관계자 출석을 확인하면서 변호사에게 “당신 말고 그 옆에”라고 반말을 한 사례가 지적됐다.

여성 변호사에게 “나는 여자가 그렇게 말하는 건 싫어한다”라고 말한 판사도 문제 사례로 거론됐다.

이혼 조정 절차에서 이혼을 원하는 70대 원고에게 별거를 권하면서 “(집 나와서 혼자) 그렇게 사니 행복하십니까” 라고 물어본 판사도 있었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법관 평가는 사법부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귀감이 되는 법관을 알리고, 그렇지 못한 법관에게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라며 “재판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신뢰받는 사법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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