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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여파…아파트 경비원 일자리 위협

최저임금 인상 여파…아파트 경비원 일자리 위협

입력 2017-11-01 09:46
업데이트 2017-11-0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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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일자리 잃을까 불안하다”…노동청 “감축 자제해 달라”

대구 수성구 A 아파트는 최근 입주자 투표를 해 2018년 1월부터 경비원을 현재 인원에서 절반까지 줄이기로 했다.

내년부터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월급이 올라 세대별 관리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이유에서다.

아파트 대표자 측은 관리비를 올리거나 경비원 수를 줄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달라는 통신문을 가정에 보내 의견을 묻고 이같이 결정했다.

대구 북구에 있는 B 아파트는 지난 9월부터 경비원 수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이 아파트는 대표자 회의에서 경비원 월급이 올라도 관리비를 현 상태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경비원 수를 줄이기로 했다.

B 아파트 관계자는 “갑자기 인원을 조정하면 혼란이 올 수 있어 오는 12월까지 차츰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저 시급 인상으로 경비원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2018년 최저 시급은 7천530원으로 올해 6천470원보다 16.4% 오른다. 역대 최대 인상 폭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정당한 노동 대가를 받는다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있지만, 저소득층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감축 현상이 나타나자 경비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 A씨는 “당장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항상 불안하다”며 “갑자기 월급이 끊기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경비원 B씨는 “시급이 오른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됐다”며 “우리 같은 경비원은 기술도 없어 일자리를 잃으면 생계가 어려워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경비원을 돕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성구 C 아파트에 승강기에는 “주민이 매월 관리비 2천300원만 더 내면 경비원을 현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며 “열심히 일하는 경비원 사정을 고려해 감축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글이 붙었다.

이 아파트는 경비원 50여명 가운데 3명을 줄이기로 하고 주민 상대로 의견을 묻고 있다.

수성구 D 아파트는 최저임금 인상을 2달 앞두고 경비원 수를 감축하는 대신 근무시간을 줄이기로 세대원이 합의했다.

D 아파트 관계자는 “경비원 월급이 줄어도 일하시는 분을 갑자기 내보낼 수 없어 휴게시간을 늘리고 근무시간을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8월 대구 시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경비원 감축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문을 보냈다.

또 1천20여개 아파트 단지를 조사해 경비원 대량실직에 대비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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