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사 살인사건 첫 공판…피고인 “기억 잘 안 나”

인터넷 기사 살인사건 첫 공판…피고인 “기억 잘 안 나”

입력 2017-08-10 16:58
업데이트 2017-08-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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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전 계획된 범행” vs 변호인 “우발적으로 발생”

지난 6월 자신의 원룸을 방문한 인터넷 수리 기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기소 된 피고인 권모(55)씨는 10일 청주지법 충주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범행 당시 상황 일부는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 계획된 범행이라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변호인을 통해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부인했다.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40분께 충주지원 형사1부 정택수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됐다.

정 부장판사는 재판에 앞서 “무거운 사건이어서 철저히 재판할 테니 유족께서는 감정이 일어나거나 힘들더라도 절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권씨가 법정으로 들어서자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눈물을 쏟아냈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눈물로 변한 탓인지 방청석을 지키던 유족은 고개를 숙인 채 숨죽여 흐느껴 울었다.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는 유족에 비해 권씨는 차분하고 침착한 모습이었다.

권씨에 대한 신원확인으로 시작된 재판에서 검찰은 권씨가 계획적으로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2007년부터 인터넷 업체를 이용하며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고 이로 인해 블랙리스트 민원인 명단에 등록되는 등 해당 업체로부터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월 초순경 인터넷 작동 상태가 불량한 것이 해당 업체의 갑질 탓이라고 여겨 인터넷 설치 기사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사전 계획된 범행이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공소 사실 인정 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권씨의 변호인은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사망에 이른 것은 (피해자와 피고인이)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상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검찰 주장에 반박했다.

권씨는 “제가 조사받을 때 몸이 아파서 (당시 상황이) 기억이 안 나는 부분도 있고 (공소장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공소 사실 확인을 위해 시간적인 여유를 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고도 말했다.

유족은 권씨를 엄중히 처벌해달라는 탄원서를 검찰을 통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권씨는 지난 6월 16일 오전 11시 7분께 충주시 자신의 원룸에서 인터넷 점검을 위해 방문한 수리기사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기소 됐다.

권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A씨는 아내와 80대 노모, 대학교에 다니는 2명의 자녀와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화목하게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권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4일 오후 2시 10분에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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