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무대 전광판에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2017. 5. 9.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방송사 개표방송 무대 앞에 모인 시민들은 발표 전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함께 숫자를 세며 결과를 기다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1.4%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3.3%)를 제치고 압도적 득표율을 보이자 광장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호루라기를 불며 자축하거나 “문재인 만세”를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대학원생 이모(28·여)씨는 “지지한 후보이고, 지난 정권보다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1위로 나와 만족한다”며 “청년들이 살기 힘든 세상인데 선거가 끝나면 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시민들은 “출구조사 결과일 뿐이고, 사전투표가 반영되지 않았으니 좀 더 기다려보자”며 애써 위안하는 분위기였다.
광장 남단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 쪽에서도 416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가 설치한 스크린으로 방송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있었다. 이들 역시 문 후보가 1위라는 결과가 나오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방송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세월호 분향소에는 계속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을 마치고 나온 정두순(63)씨는 “이 아이들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국회의원이 돼 우리나라를 이끌 수도 있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문 후보라면 부정부패 없는 검증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친박(친박근혜) 단체들의 서울광장 천막은 적막이 흐른다고 할만큼 고요했다. 천막에 상주하는 5명 안팎 외에 2∼3명 정도만 모여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 중년 여성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잠시 천막촌 한가운데 선 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천막에서는 “결과가 이렇게 나올 수가 없는데”, “문재인이라니” 등 웅성거리는 말소리가 흘러나올 뿐이었다.
여의도에 있는 문 후보 선거캠프 앞에도 지지자 50여명이 미리 모여 모니터 화면으로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던 이들은 결과가 발표되자 “문재인”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캠프 건물 앞에는 문 후보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들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몇몇은 건물 앞에서 기호 1번을 뜻하는 엄지손가락을 들고 ‘인증샷’을 찍으며 문 후보의 최종 당선을 기원했다.
캠프 앞에서 지인과 영상통화하던 대학생 이도의(25)씨는 “생각했던 만큼 투표율과 득표율 등이 높지 않아 아쉽지만 기쁘고 설렌다”며 “선거가 끝나고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