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량 너무 가벼워”…‘원영이 사건’ 선고에 이웃들 ‘눈물’

“형량 너무 가벼워”…‘원영이 사건’ 선고에 이웃들 ‘눈물’

입력 2017-04-13 16:37
수정 2017-04-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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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 27년·친부 17년 징역형…“판결 소식 들으니 원영이에게 더 미안”

“원영이가 좋아하던 ‘달걀 프라이’ 이제는 입에도 못 대요.”

평택 ‘원영이 사건’의 피고인인 계모 김모(39)씨와 친부 신모(39)씨에 대해 각각 징역 27년, 17년 형이 확정된 13일 원영이의 이웃들은 끔찍했던 사건을 회상하며 눈물 흘렸다.

계모의 ‘락스학대·찬물세례’를 온몸으로 받아내다 숨진 신원영(당시 7)군과 학대에 시달린 누나(11)를 한동안 데려다 돌봤던 전 평택 모 지역아동센터장 박향순(68·여)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침통한 마음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박씨는 친부로부터 “이혼 과정(소송) 중이라 아이를 돌볼 사정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사건 발생 전인 2014년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가량 원영이 남매를 자신의 집에서 키웠다.

그는 “원영이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원영이가 쓰던 방문만 살짝 열려 있어도 생각이 난다”며 “아침 식사로 달걀 프라이를 해주면 밥에 싹싹 비벼서 꿀맛처럼 먹던 원영이가 자꾸 떠올라서 아직도 달걀을 입에 대지 못한다”고 울먹였다.

이어 “판결 소식을 들으니 원영이에게 더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가 부족했던 것 같아서 후회된다”라며 “‘할머니 오늘은 어디 가지 마세요’라고 말하던 원영이를 한 번 더 따뜻하게 안아줄 걸, 품어줄 걸…”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어린 자녀를 둔 평택 안중·포승지역 맘카페 ‘안포맘’ 회원들은 판결 결과를 실은 기사를 인터넷 카페에 공유하며 슬픔을 나누고 있다.

안포맘은 7살 짧은 생을 마감한 원영이를 위해 지난해 3월 밥과 반찬, 옷을 만들어 평택시립추모공원에서 49재 추모식을 열었던 이웃 주민들이다.

원영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한 회원들은 계모와 친부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꾸준히 제출하고, 집회를 열기도 했었다.

안포맘 류정화 대표는 “계모와 친부에게 내려진 형량은 너무나도 가볍게 느껴진다”라며 “아동학대와 관련한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서는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엄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평택 지역에는 여전히 원영이를 기억하는 이웃 주민들이 있다. 모두들 엄마의 마음으로, 이웃의 마음으로 아파하고 있으며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 1∼3심이 진행되는 동안 내내 법원을 오간 아동학대 피해가족 협의회 관계자들도 울분을 토하기는 마찬가지다.

서혜정 아동학대 피해가족 협의회 대표는 “7살 아들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부천 초등생 사건’의 아버지에게는 징역 30년이 선고됐다”며 “‘원영이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어서 형량이 더욱 높아지리라 내심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원영이가 숨지지 않았다면, 앞으로 70∼80년도 더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인간이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잔인한 수법으로 아이를 살해한 계모와 친부에게 이렇게 가벼운 처벌이 내려질 수 있는 것이냐”며 “존속살인에 대해 가중처벌 규정이 있는 것처럼 비속살인에 대해서도 가중처벌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법원은 살인·사체은닉·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돼 계모 김씨에게 징역 27년, 친부 신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계모 김씨는 2015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락스를 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하다가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옷을 벗기고 찬물을 부어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친부 신씨는 김씨의 학대를 알고도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것을 걱정해 원영이를 보호하지 않고 방관하다가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20년, 15년을, 2심에서 징역 27년, 17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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