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표음식, 공연 등 준비해 방문객 맞이…“4지구 피해상인 힘내길”

작년 11월 30일 대구 서문시장 4지구에서 난 큰불 여파로 3개월 넘게 휴업한 야시장이 3일 다시 문을 열었다.

서문시장 건어물상가 입구 도로 350ｍ에는 꼬지, 튀김 등을 파는 음식점 판매대 56개와 공예·기념품 판매대 14개가 다시 불을 켜고 손님을 맞았다.

거리 곳곳은 음식을 맛보려는 손님 등으로 북적였다. 폐장 93일 만에 다시 찾은 풍경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도청 직원 500여명도 재개장 축하를 위해 현장을 찾았다.

김 도지사는 “다시 한 번 불같이 일어서는 서문시장이 되길 바란다”며 “대구·경북 화이팅”이라고 말했다.

시민 김모(34)씨는 “이곳 야시장을 자주 찾았는데 사람이 다시 가득 찬 모습을 보니 기쁘다”며 “4지구 피해상인도 하루빨리 힘을 냈으면 한다”고 했다.

시는 작년 6월 관광객 발길을 붙잡기 위해 밤에도 볼거리·즐길 거리가 가득한 서문시장 야시장 문을 열었다.

평일에는 하루 평균 5만명, 주말에는 10만명이 찾으면서 빨리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개장 5개월여 만에 인근 4지구에서 큰 불이 나 점포 679곳이 타버리자 야시장도 문을 닫았다. 화재수습 등에 우선 동참하자는 뜻에서 야시장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임시휴장을 결의했다.

하지만 최근 불이 난 건물 철거가 본격화하고 4지구 피해상인을 위한 대체상가도 결정되자 시와 중구, 피해상인 등은 합의해 야시장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운영 시간은 평일과 일요일은 오후 7시부터 11시 30분까지, 금·토요일은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로 연중무휴다.

시는 야시장 재개장을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개장 첫날 ‘힙합데이’라는 콘셉트로 10대∼30대 젊은 연령층이 폭넓게 즐길 수 있도록 가수 씨잼, 정상수 등이 출연하는 공연을 열었다.

토요일인 4일은 ‘K-POP 데이’로 정해 듀오 가수 신현희와김루트 등을 초청한다. 오는 5일은 ‘코미디&밴드데이’로 꾸며 전유성 철가방극단, 밴드 로맨틱펀치 등을 무대에 세운다.

또 재개장 후 10일간 날마다 고객 500명에게 무료쿠폰을 지급한다.

시장 주차빌딩 벽면을 이용한 미디어 파사드, 바닥을 이용한 첨단 영상 등으로 풍성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이 밖에 시민이 함께하는 야시장을 만들기 위해 누구나 노래자랑에 참가할 수 있도록 ‘오픈 마이크’ 행사도 연다.

시와 중구는 체류형 관광을 위해 중구 근대골목투어와 약령시, 야시장을 연결하는 야간 투어 코스를 만들고 한옥 게스트하우스도 확충할 예정이다.

이영민 서문시장 야시장 대표(27)는 “오랜 시간 기다리기가 쉽지 않았으나 다시 장사를 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오늘은 서문시장이 화마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날이다”며 “야시장을 통해 세계적 전통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