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인천발 싱가포르행 기내에서 승무원에 고성 질러
‘대한항공 기내난동 사건’ 피의자 임범준(34) 씨가 경찰에 구속된 가운데 30대 러시아인이 술에 취해 대한항공 기내에서 여승무원에게 욕설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가 탑승을 거부당한 일이 발생했다.30일 인천국제공항경찰대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35분께 인천공항을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할 예정이던 대한항공 KE641편 일등석에서 러시아인 A(34) 씨가 술에 취해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했다.
A 씨는 앞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같은 날 오후 4시 5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KE641편으로 환승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으로 갈 예정이었다.
러시아발 인천공항행 기내에서 와인 2잔가량을 마신 A 씨는 환승한 여객기에서 객실 사무장 B(51·여)씨가 “더는 알코올 서비스를 할 수 없다”고 영어로 설명하자 소란을 피운 것으로 확인됐다.
B 씨는 앞서 A 씨가 한국에 올 때 탑승한 여객기의 승무원으로부터 “일등석 러시아인이 술에 취한 것 같은데 행동이 이상하니 잘 살펴보라”는 연락을 받고 사고를 우려해 그에게 알코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대한항공 측은 A 씨의 소란이 계속되자 인천공항경찰대에 신고한 뒤 탑승 거부 조치를 했다.
항공보안법 23조 7항에 따르면 항공운송사업자는 음주로 인해 소란행위를 하거나 할 우려가 있는 승객에 대해서는 탑승 거부를 할 수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팝스타 리처드 막스(53)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린 ‘기내난동 사건’을 계기로 기내 폭력 전력이 있거나 음주 후 난동을 부리는 승객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해 여객기 탑승을 거부하기로 했다.
경찰은 대한항공 측에서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인천공항 내 환승호텔에서 A 씨를 재우고 다음 날 출국시키겠다고 해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다음 날 다른 항공사 여객기를 타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객실 사무장이 A 씨에게 더는 알코올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설명할 당시에도 상당한 취기가 느껴질 정도였다”며 “최근 임 씨의 기내난동 사건을 계기로 강화한 안전대책에 따라 해당 러시아인의 탑승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