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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삼성합병’ 과도한 개입…말 안들은 공직자 강제퇴진

문형표 ‘삼성합병’ 과도한 개입…말 안들은 공직자 강제퇴진

입력 2016-12-30 10:07
업데이트 2016-12-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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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지시 넘어 적극적 역할…특검, 文 넘어 청와대·朴대통령 정조준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단순 지시를 넘어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당시 복지부 실·국장급 간부로 근무한 인사들을 조사하던 중 ‘문 전 장관이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하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결정을 끌어내는 데 소극적인 간부에게 퇴진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문 전 장관이 작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직후 복지부 실장이던 A 씨를 불러 청와대를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그만두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문 전 장관의 요구에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음을 직감한 A 씨는 사표를 내고 물러났다고 한다.

A씨는 문 전 장관이 ‘국익’을 내세워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밀어붙이던 무렵 국민연금의 투자손실 우려를 제기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양사 합병 비율이 1 대 0.35(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0.35주)로 정해져 삼성물산 주주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온 상황이었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약 10%를 보유한 대주주였다.

문 전 장관의 압박에 따라 국민연금은 작년 7월10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했고 양사는 같은 달 17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가결했다.

국민연금이 찬반 결정을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맡기지 않고 투자위원회에 회부한 것도 논란이 됐다. A씨는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해임은 문 전 장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얼마나 적극적인 역할을 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전 장관은 최근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특검팀은 28일 그를 긴급체포한 데 이어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의혹을 전면 부인해온 문 전 장관은 특검팀에 나와 조사를 받던 중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에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증거를 토대로 한 특검팀의 집요한 수사에 몰리자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특검팀은 문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뿐 아니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적용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전후로 한 문 전 장관의 부당한 행위는 지시 이행에 소극적인 간부를 해임하는 데 그치지 않은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문 전 장관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반 결정을 앞두고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들의 다수가 반대 입장에 설 것으로 보이자 안건을 투자위원회로 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제 특검팀의 칼끝은 문 전 장관을 넘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에게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도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다.

안 전 수석의 지시 배후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는 게 밝혀지면 특검팀이 정조준한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구성하는 중요한 고리가 완성된다.

안 전 수석은 27일에 이어 이날 두번째로 특검팀에 나와 조사를 받는다. 특검팀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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