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AI 광풍 몰아친 2년 전 변동없던 달걀값, 이번엔 왜 폭등했나

AI 광풍 몰아친 2년 전 변동없던 달걀값, 이번엔 왜 폭등했나

입력 2016-12-30 09:24
업데이트 2016-12-30 09:4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전체 살처분 가금류 중 산란계 비율 “2014년은 16%, 올해는 59%”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는 국내에서 2003년 12월 처음 발생한 이후 올해 겨울까지 9번 터졌다.

대전 계란값 상승률 전국 최고
대전 계란값 상승률 전국 최고 29일 대전의 한 대형마트 계란 진열대 일부가 비어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전국의 마트와 계란 유통업체 등 6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전의 계란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고 발표했다. 대전의 계란값은 평상시 대비 200%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AI 발생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될 때마다 닭·오리 판매가 줄어 소비촉진 운동이 벌어지곤 했지만, 이번 겨울처럼 달걀값이 폭등한 적은 없었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H5N6형 AI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지난달 16일 5천678원이었던 30개들이 특란(중품) 소매가는 지난 28일 8천25원으로 41.3%(2천347원) 인상됐다. 달걀값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넘어선 상태다.

이런 현상이 초래된 것은 오리가 주로 감염됐던 예전과 달리 이번 AI 바이러스는 오리·닭·메추리 등 가금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달걀을 생산하는 전남 해남의 산란계 농장과 육용 오리를 사육하는 충북 음성의 오리 농장에서 AI가 첫 발생한 이후 29일 오전 0시까지 전국적으로 596개 농가의 가금류 2천765만1천마리가 살처분됐다.

이 가운데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가 절반이 넘는 58.8%(1천626만1천마리)에 달한다.

이번처럼 산란계가 초토화된 일은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고병원성 AI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2003년 12월 이후 피해가 가장 컸던 때는 2014년 1∼7월이다.

그해 1월 16일 전북 고창의 종오리 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AI가 7월 29일까지 무려 195일간 전국을 휩쓸었을 당시 548개 농장의 가금류 1천396만1천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때 확인된 바이러스 유형은 지금과는 다른 H5N8형이었다. 철새에서 텃새를 거쳐 가금류 사육 농장까지 퍼진 이 바이러스가 차량·축산 관계자 등을 통해 전파됐다는 게 역학조사 결과였다.

당시 AI 피해는 오리 사육 농가에 집중됐고, 산란계 농가는 일부에 그쳤다.

AI 양성 판정을 받은 산란계 농가는 28곳, 살처분된 산란계는 226만 마리였다. 전체 살처분 마릿수의 16.2%에 그쳤다.

당시 달걀 소매가는 약간의 등락을 되풀이했을 뿐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

고창에서 첫 의심 신고가 접수됐던 2014년 1월 16일 30개들이 특란(중품) 소매가는 6천73원이었다. 그런데 AI가 종식된 8월 29일 소매가는 6천36원으로 AI 발생 전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당시 달걀값이 큰 폭으로 인상되지 않은 것은 H5N8형 바이러스 공격 대상이 오리에 집중됐을 뿐 산란계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축산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는 “당시 AI 의심신고가 접수되면 반경 3㎞ 이내 농장의 가금류를 모두 매몰 처리하면서 산란계 농가 일부가 살처분 피해를 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겨울은 다르다. H5N6형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오리는 물론 산란계까지 초토화되고 있다.

축산 방역당국은 이번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이전의 절반 수준인 2.4일에 불과할 정도로 전파 속도가 빠르고 감염 즉시 장기까지 훼손할 정도의 고고(高高)병원성이라고 설명했다.

오리는 물론 산란계까지 무차별적으로 AI 바이러스에 감염돼 달걀값 폭등이 초래됐다.

산란계 농장에서 달걀을 운반할 때 쓰이는 팔레트 소독 부실, 무등록 달걀 수집 차량 운행도 AI가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퍼진 이유로 꼽힌다.

AI 감염 농장에서 쓰던 팔레트가 다른 농장에서도 이용됐고, 시·군에 등록되지 않은 달걀 수집 차량이 산란계 농장 곳곳을 다니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축산 방역 당국의 분석이다.

연말연시는 주민 이동이 부쩍 증가하는 때여서 AI 기세가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산란계 농가 피해가 이어진다면 달걀값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

축산 방역당국은 “AI로 수천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지만 지금으로써는 확산·소강 여부를 예상할 수 없다”며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협력해 범정부적으로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