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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촛불속 놓친 아이…경찰·주최측 함께 찾아줬다

100만 촛불속 놓친 아이…경찰·주최측 함께 찾아줬다

입력 2016-12-13 09:24
업데이트 2016-12-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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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현장서 실종자·유실물 관련 공조 ‘착착’

지적장애인 김모(18)군은 헌정사상 최대 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이달 3일 오후 10시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 촛불을 들러 왔다가 인파에 밀려 아버지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김군은 주변에 있던 경찰관에게 뛰어가 도움을 청했으나, 당황한 나머지 평소 외우고 또 외웠던 아버지 전화번호가 갑자기 기억나지 않았다.

경찰은 김군을 달래며 주소와 연락처를 다시 물어봤지만, 김군은 말을 더듬으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경찰은 신속히 무전으로 상황을 전파하고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

그 시간대에 김군 부친은 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상황실에 “아들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었다.

무대에서 “아버지가 김군을 찾고 있다”는 방송이 나오자 이를 들은 경찰이 김군을 주최 측에 인계했다. 김군 부자는 경찰과 주최 측에 거듭 감사 인사를 건넨 뒤 아무 탈 없이 경기도 남양주 자택으로 귀가했다.

13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촛불집회 동안 광화문 광장에서 경찰에 접수된 실종 신고는 총 15건이었다.

아동 실종 신고가 5건, 지적장애인 실종 신고가 2건이었다. 나머지 8건은 가족이나 지인끼리 위치가 멀어졌는데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경찰에 도움을 청한 경우였다. 경찰은 15건 모두 실종자를 찾아 보호자 또는 지인에게 안전하게 인계했다.

이은실 종로서 여성청소년과장은 “집회에 앞서 미리 주최 측에 실종 상황 관련 협조를 구해뒀고, 상황이 일어나면 직원과 의경들에게 무전으로 빠르게 상황을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이 경정은 “실종자는 인상착의로 찾아야 하는데 인파가 너무 많으니까 그게 어려웠다”면서 “‘실종신고 출동’이라고 적힌 형광 조끼를 입은 직원이 지나가면 시민들이 길을 열어주셨다”며 공을 시민에게 돌렸다.

그는 “아동이나 지적장애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하실 경우 보호자 연락처를 인식표 목걸이 등 형태로 지참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터넷 ‘지문 등 사전등록’ 시스템에 인적사항과 사진을 입력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많은 사람이 운집하다 보니 유실물도 상당수 발생했다.

종로서는 최근 다섯 번의 촛불집회에서 총 60건의 유실물을 접수했다.

유실물로는 지갑(23건)과 휴대전화(11건)가 가장 많았다. 신용카드(8건)나 가방(4건)을 잃어버린 경우도 있었다.

제주도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올라왔다가 가방을 통째로 분실한 참가자도 있다. 경찰은 가방에 들어 있던 지갑과 신용카드로 신원과 거주지를 파악해 가방을 주인에게 택배로 보냈다.

종로서 유실물 담당인 김영식 행정관은 “일일이 연락처와 거주지를 찾아서 유실물을 보내드리니 ‘경찰에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찾아주는지 몰랐다’며 다들 고마워하셨다”며 뿌듯해했다.

김 행정관은 “휴대전화의 경우 패턴 등으로 화면이 잠겨 있으면 경찰이 풀 수가 없어서 전화가 먼저 걸려와야만 주인을 찾아드릴 수 있다”면서 “잠금화면에 비상연락처를 표시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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