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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유출’ 정호성 ‘구세대 효도폰’으로 최순실과 비밀통화

‘문건유출’ 정호성 ‘구세대 효도폰’으로 최순실과 비밀통화

입력 2016-12-12 10:32
업데이트 2016-12-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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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등 보안 우려한 듯…휴대전화 상당수는 ‘대포폰’

민간인인 최순실(60·구속기소)씨에게 공무상 비밀을 넘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최씨와 통화할 때 사용한 휴대전화 중에는 스마트폰이 아닌 2세대(2G) 폴더폰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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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6일 오후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6일 오후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스마트폰이 이미 대중화된 상황에서 노인과 학생들이 주로 사용해 ‘효도폰’, ‘고딩폰’으로 통하는 폴더폰을 정 전 비서관이 쓴 것은 스마트폰의 해킹 우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2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증거자료인 ‘정호성 녹음파일’은 모두 236개로, 정 전 비서관의 스마트폰 1대와 폴더폰 1대에 저장돼 있었다.

이들 휴대전화는 검찰이 지난 10월 29일 정 전 비서관의 자택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8대 가운데 일부다.

정호성 녹음파일이 담긴 폴더폰의 기종은 삼성전자의 ‘SHC-Z160S’로 알려졌다. 이 휴대전화에는 정 전 비서관과 최순실 씨, 정 전 비서관과 박근혜 대통령의 통화 녹음파일이 남아 있었다.

‘와이즈2’라는 이름을 가진 SHC-Z160S는 삼성전자가 2013년 초 출시한 2G 폰으로, 요즘은 거의 보기 힘든 접이식으로 돼 있다.

폴더폰을 펼치면 화면이 켜지고 키패드를 눌러 입력한다.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 휴대전화의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디지털카메라, TV(지상파 DMB), 라디오 수신 기능도 갖췄다.

그러나 ‘손 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에 비하면 기능이 극히 단순해 널리 인기가 있는 기종은 아니다.

스마트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이 주로 쓰는 편이다. 초·중·고교생의 스마트폰 중독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이 휴대전화를 사주기도 한다.

정 전 비서관이 스마트폰에 비하면 여러모로 불편한 폴더폰을 사용한 것은 보안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선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해킹 우려가 크다. 특히, 정 전 비서관과 같이 국가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요직에 있는 공직자는 해커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정보당국 요원들 가운데 2G 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도 최근 전화번호 노출로 휴대전화를 바꿀 때까지 20년 넘게 2G 폰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010’이 아닌 ‘01X’로 시작하는 번호를 썼으나 영업 목적상 전화번호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2G 폰을 사용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시대에도 2G 폰의 수요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2G 폰 사용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올해 10월 기준으로 약 400만명에 달한다. 정 전 비서관이 쓴 폴더폰과 같은 휴대전화가 여전히 출시되는 이유다.

정 전 비서관이 사용한 휴대전화 중에는 LG전자의 3G 폰인 ‘SH840’(와인샤베트)과 팬택의 스마트폰인 ‘IM-A800S’(스카이 베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쓴 휴대전화 중 상당수는 본인 명의가 아닌 다른 이의 명의로 된 ‘대포폰’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을 수사해온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1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각각 불구속, 구속기소 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정호성 녹음파일을 비롯한 증거자료들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넘겨졌다. 검찰이 인계한 자료를 꼼꼼히 검토 중인 특검팀은 준비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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