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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비선 검토진’도 우편향…“전두환은 뛰어난 지도자”

국정교과서 ‘비선 검토진’도 우편향…“전두환은 뛰어난 지도자”

오세진 기자
입력 2016-12-05 08:53
업데이트 2016-12-0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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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가 언론에 공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달 2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가 언론에 공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교육부가 ‘올바른 역사교과서’라고 홍보하는 국정 역사교과서의 편향성 논란이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국정교과서 검토를 위해 위촉한 외부 전문위원들이 과거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씨를 미화하거나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폄하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머니투데이>는 국편의 ‘중등 역사과 국정교과서 내·외부 전문가 위원’ 목록을 입수해 국편이 국정교과서 제작 당시 해석에 논란이 있는 시대사별 내용을 검토하기 위해 선사·고대사, 근대사, 현대사, 세계사 등 4개 분야 외부전문위원 13명을 위촉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외부전문가 위원 중 현대사 부문에는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인사가 집중 포진됐다. 현대사 외부전문위원은 김인섭 법무법인 태평양 명예대표 변호사, 김충남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전 육군사관학교 교수), 주익종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등 총 3명이다. 이들은 모두 ‘우편향’ 논란의 중심인 한국현대사학회에 몸 담았으며, 주 실장은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다.

김인섭 명예대표 변호사는 한국현대사학회가 지난 2011년 발족할 당시 고문을 맡았다. 그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재단법인 ‘굿 소사이어티’가 건국 60주년을 맞아 개최한 한 토론회에서 “촛불집회와 같은 광장민주주의의 기능은 국가 기본 법질서의 메커니즘을 보완할 수 있을 뿐 대체할 수는 없다. 스스로의 한계와 분수를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법천지의 약육강식이 판을 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김충남 연구위원 역시 한국현대사학회 발기인이다. 그는 지난 2014년 저서 ‘성공이냐 좌절이냐 박근혜의 외로운 줄타기’에서 목차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원칙주의를 선택한 승리의 여신’ ‘시련을 이겨낸 철의 여인’ 등으로 소개했다. 또 2006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제3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성공할 뛰어난 지도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선진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주익종 실장은 뉴라이트 인사들이 만든 ‘교과서포럼’이 제작한 한국근현대사 대안교과서 편집에도 참여했다. 그는 또 2014년 대한민국 건국절 제정 범국민 1000만 서명운동 추진연합회가 진행한 ‘건국절 제정 학술대회’에 참석해 “김구, 김규식과 같은 통일 추구 세력이 권력을 잡아 통일 국가를 세웠으면 그 후 한민족 국가는 세계적인 냉전 체제에서 미국과 소련 중 그 어느 쪽도 편들지 않는 비동맹주의를 택했을 것이며, 제3세계의 일원이 돼 빈곤에서 탈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태헌 한국사연구회장(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편이 국정교과서 현대사 집필진에 이어 또 역사전공자가 아닌 이들을 현대사 부문의 검토위원으로 내세웠다”면서 “결국 검토진들은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할 뿐더러 최근 학계 연구도 폭넓게 반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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