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백남기 ‘병사’ 재확인…이윤성 특위위원장 “저라면 ‘외인사’라고 썼을 것”

서울대병원, 백남기 ‘병사’ 재확인…이윤성 특위위원장 “저라면 ‘외인사’라고 썼을 것”

입력 2016-10-03 18:46
수정 2016-10-0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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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위원회 논의 결과는?
특별위원회 논의 결과는? 3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열린 고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 논란에 대한 서울대병원-서울대 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이윤성(왼쪽)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논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주치의인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 2016.10.3
연합뉴스
고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에 대해 서울대병원이 재검토 끝에 기존대로 ‘병사’를 고수했다. 그러나 재검토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개인 소견으로 “저라면 외인사라고 쓰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는 3일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백씨 사망진단서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담당교수가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다만 다르게 작성된 것은 분명하나 담당교수가 주치의로서 헌신적인 진료를 시행했으며 임상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작성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즉 지침과 다르게 사망진단서가 작성된 것은 맞지만 ‘병사’라는 사망 분류를 변경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윤성 위원장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의사협회 진단서 작성 지침을 집필한 저로서는 의견이 다르다.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선행 원인이 급성격막하 출혈이면, 그것이 자살이든 타살이든 무관하게 외인사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진단서 지침에 나와 있는 내용”이라며 개인 소신을 밝혔다. 또 “저는 외인사로 기재됐어야 했다고 믿는다”면서도 “사망진단서 작성은 의료기관이 작성하는 것이 아니고, 의사 개인이 작성하는 문서이기 때문에 그것을 강요할 순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단지 그것을 다른 사람이 보고 비평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이렇게 써라’라고 강요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진단서 작성 지침에 따르면 ‘무엇 때문에’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걸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행 원사인이라고 부르는 부분이다. 백남기 농민이 왜 사망했냐고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머리 손상으로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백남기 농민이 머리 손상과 사망 사이에 300일이 넘는 기간이 있었지만 인과관계 단절이 아니라면 머리 손상이 원사인, 즉 외인사였다고 보는 것이 진단서 지침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치의인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는 “저는 생각이 좀 다르다”면서 “급성격막하 출혈 후 최선의 진료를 받은 뒤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면 외인사로 표현할 것인데 환자분께서 최선의 진료를 받지 않고…그래서 사망에 이르러 병사로 (기재했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사실만 확인할 것이냐, 판단을 할 것이냐‘를 논의했다. 그래서 결국 ’(지침과) 다르다‘고 표현을 했다”면서 “진단서 작성 지침을 작성한 입장에서 보면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백선하 교수는 이것은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일반적 원칙을 따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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