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국 경찰기관장과 양자회담… 한국형 순찰차·CCTV 수출
남미가 치안한류에 빠졌다. 치안이 극히 불안한 남미에서 한국형 순찰차, 경찰통신망 등이 활약을 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올해 들어 전세계적으로 1000억원 이상의 경찰장비가 수출될 것으로 예상했다.경찰청은 30일 ‘한·중남미 치안협력 세미나’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남미 8개국 경찰기관장들과 양자회담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양자회담은 릴레이식으로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양자회담 참석자는 과테말라·온두라스 경찰청장, 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 치안부 차관, 콜롬비아·에콰도르 경찰청 차장, 아르헨티나 치안부 차관보,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치안부 차관 등이다.
남미에서 우리나라의 치안시스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고질적인 치안 불안을 첨단기기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치안 물품의 수출과 함께 노하우를 무상으로 원조해 주고 있다. 올해의 경우 과테말라에는 경찰교육 시설과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에는 한국형 첨단 폐쇄회로(CC)TV를 무상 원조한다. 또 과테말라, 멕시코,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페루 등 중남미 지역 5개 국가에 우리 경찰전문가를 파견해, 과학수사 및 사이버수사 기법을 전수하고 있다.
이들의 관심이 높아진 데는 페루에 수출된 한국형 순찰차가 큰 역할을 했다. SUV 싼타페 2.4를 기본모델로 한 이 순찰차는 2013년 800대(3000만 달러·약 340억원)가 수출됐고, 지난해 말엔 2100대가 추가로 계약됐다. 현지에서는 한국형 순찰차 도입 이후 총을 소지한 조직범죄단체에 대응하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순찰차에 방탄유리, 경광등, 탐조등, CCTV 등을 갖추고 있고 차량용 노트북, 지문인식기 등 첨단장비도 탑재했다.
2000년대만 해도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살수차와 플라스틱 방패 등 집회·시위 장비를 수출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중남미에 경찰 무전기와 중앙통제실 등 경찰통신망, CCTV, 디지털 포렌식센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등을 수출하면서 치안한류 열풍이 서서히 불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올해만 8850만 달러(약 1002억 9000만원)의 경찰장비를 수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치안한류센터를 열고 올해는 경찰대에 국제 경찰교육훈련 연구센터를 개설했다”며 “외국 경찰관에게 사이버범죄 수사기법, CCTV 활용기법 등을 교육하는 등 전세계 적으로 연말까지 협력 대상국을 50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