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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필리핀 도주 살인범, 파견 경찰 끈질긴 탐문으로 검거

16년 전 필리핀 도주 살인범, 파견 경찰 끈질긴 탐문으로 검거

입력 2016-09-22 09:13
업데이트 2016-09-2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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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경찰 주재관·코리안데스크 공조로 소재 확인…국내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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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필리핀 도주 살인범 검거
16년 전 필리핀 도주 살인범 검거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0년 경기도 가평에서 장의사 부부를 살해한 사건의 공범 강모(47)씨가 전날 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됐다. 사진은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된 피의자의 모습.
경찰청 제공
16년 전 경기도에서 장의사 부부를 살해하고 필리핀으로 도피한 피의자가 16년 만에 현지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현지에 파견된 한국 경찰관들의 끈질긴 추적이 거둔 성과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0년 경기도 가평에서 장의사 부부를 살해한 사건의 공범 강모(47)씨가 전날 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됐다.

강씨의 공범 이씨는 2000년 7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장의업자 조모(39)씨 부부에게 “친한 친구가 모 병원 영안실에서 일하는데 영안실 운영권을 따주겠다”고 속여 계약금과 보증금 명목으로 1억1천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조씨 부부가 병원장과 정식 계약을 요구하자 이씨는 사기행각이 들통날까 우려했다. 그는 과거 교도소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강씨와 함께 조씨 부부를 그해 11월 가평의 한 야산으로 데려가 살해했다.

이씨는 범행 직후 검거됐고, 재판에 넘겨져 사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그러나 강씨는 범행 직후 수사망을 피해 자취를 감췄다. 필리핀 세부로 밀항한 정황이 일부 보이긴 했으나 확신할 만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었다.

도피 16년째인 올 4월. 세부에 경찰청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으로 파견된 심성원 경감은 현지 교민들을 두루 만나 국외 도피사범에 관한 첩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코리안데스크는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련 범죄를 담당하는 경찰관이다.

심 경감이 경찰청에서 받은 도피사범 명단에는 강씨도 포함됐다. “이상한 사람이 돌아다니는데 왠지 중범죄인 같다”는 말을 현지에서 들은 심 경감은 뭔가 심상찮다고 생각했다. 추가로 탐문한 결과 뜻밖의 수확이 나왔다. 강씨가 가명을 쓰며 세부 막탄 지역에서 지낸다는 유력한 정황이 포착됐다.

심 경감보다 먼저 세부에 와 있던 주재관 이용상 경정 역시 그간 강씨의 소재에 관한 첩보를 수집하던 중이었다. 두 사람이 각자 수집한 정보를 퍼즐처럼 맞춰 보자 하나의 그림이 나왔다. 강씨가 세부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두 사람은 추가 탐문을 거쳐 강씨의 정확한 소재지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세부에 있는 한 콘도였고, 몇 호에 묵는지까지 특정할 수 있었다.

이 경정과 심 경감은 한국의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해당하는 필리핀 이민청에 강씨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검거를 요청했다. 한국 경찰관이 필리핀에서 직접 피의자 검거에 나서는 것은 ‘치안 주권’ 침해이기 때문이다.

올 8월5일. 마닐라에서 파견된 필리핀 이민청 도피사범 추적팀이 바로 검거 작전에 돌입했다. 강씨는 이 경정과 심 경감이 확인한 곳에 은신하고 있었다. 강씨는 “내가 저지른 죗값을 받겠다”며 순순히 검거에 응했다.

이후 강씨는 한 달여 간 현지 사법당국으로부터 필리핀 내 다른 범죄 연루 여부를 조사받고 추방 절차를 거쳐 16년 만에 한국으로 송환됐다.

강씨가 오랜 세월 현지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발생 후 16년이 지나 자칫 미검거로 남을 뻔한 사건을 현지 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가 끈질기게 추적해 검거했다”며 “올 4월 코리안데스크 4명 추가 파견 이후 필리핀과 공조수사로 거둔 최고의 성과”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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