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발병 한달…치명타 맞은 거제시민 “허탈하다”

콜레라 발병 한달…치명타 맞은 거제시민 “허탈하다”

입력 2016-09-22 07:26
수정 2016-09-2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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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파문으로 거제시민들에게는 화(火)만 남았어요. 허탈합니다.”

지난달 23일 국내에서 15년 만에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지 한달 가까이 지난 21일 경남 거제시 고현동 중심가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항생제 발달 등으로 감염 시 쉽게 치료되는 콜레라에 대해 정부가 지나치게 과민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그렇지 않아도 조선불황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제지역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원망이 묻어 있었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광주 시민인 첫 번째 환자는 거제에서 어패류를 섭취했고, 거제에 거주하는 두 번째 환자는 인근 바다에서 잡은 삼치를 냉동했다가 하루 뒤 해동해 먹었다.

세 번째 환자는 거제 시내 수산물 가게에서 생선을 사 집에서 굽거나 데치는 등 직접 조리해 먹었다.

부산에서도 콜레라 환자가 1먕 발생했다.

한달 가까이 전국에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는 4명 뿐이었다.

질병관리본부와 경남도, 거제시가 그동안 거의 1천 차례 해수검사에 나섰지만 장목면 대계항에서 1건의 콜레라 균이 검출된 것 이외에는 감염 경로 등이 정확히 밝혀진 게 없다.

지난달 31일 세번째 환자 발생 이후 이날까지 추가 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거제시는 지난 20일 자체적으로 ‘콜레라 상황 종료’를 선언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신속히 나서 개인위생수칙을 전파한 덕에 콜레라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을 줬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거제시민들은 대부분 정부의 대응 방법을 문제 삼고 있다.

◇ “거제 횟집 매출 100억 급감”…관광객도 19% 감소

콜레라 첫 환자 발생 이후 3번째 환자까지 나타나면서 거제시 횟집은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거제시와 한국외식업중앙회 거제시지부에 따르면 추석 성수기 전 콜레라 발생으로 한달 사이 시내 횟집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거의 100억원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콜레라 파문으로 여름철 거제를 찾은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

지난달 거제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100만1천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3만5천272명(19%)이나 줄었다.

콜레라 발병 진원지로 거제가 지목되면서 관광객들이 아예 발걸음을 끊은 것이다.

올들어 ‘수주 제로(Zero)’ 여파로 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콜레라 파문까지 겹쳐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는 게 시의 평가다.

지난 추석연휴 기간 거제를 찾은 관광객도 예년보다 크게 줄었들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 “균 검출 발표만 해놓고 감염경로 나몰라라 무책임”

시민들은 정부가 콜레라 발병에 대해 좀더 신중하게 대응했더라면 거제가 콜레라 충격을 피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삼성중공업에서 근무중인 40대 시민은 “콜레라 발병 이후 전어와 방어 등 3차례 회를 먹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콜레라 파문으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고 지역경제가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가 좀더 확실하게 오염원 등을 파악해 발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게 제대로 된 정보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40대 직장인은 “감기나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발생하고 있지만 콜레라는 1980년대 이후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은 병으로 알고 있다”며 “콜레라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건 맞지만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대응 부실로 곤욕을 겪은 나머지 단순 설사병인 콜레라에 과잉 대응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662회 검사중 1건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됐다고 발표만 하고 콜레라균이 어디서 어떻게 유입 됐는지, 콜레라 환자와 관련성은 있는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 채 의문만 남겼다”며 “이로 인한 수산업과 외식업 피해만 고스란히 지역민이 떠안게 됐다”고 허탈해했다.

고현동 한 횟집 주인은 “정부가 과잉대응해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기온이 많이 내려갔으니 10월 들어서는 회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경희 거제상의회장은 “조선 불경기에다가 폭염과 콜레라까지 거제가 올해 ‘삼각파도’를 맞았다”며 “질병관리본부가 너무 서둘러 콜레라 발병을 발표하는 바람에 거제시가 멍들었다”고 말했다.

외식업중앙회 거제시지부 관계자들은 지난 12일 질병관리본부를 찾아가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체 국민들의 불안감만 야기시킨 무책임한 발표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콜레라가 치료가 매우 쉬운 질병이므로 이번 기회에 1종 법정 전염병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거제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콜레라는 설사의 일종으로 치사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과거에 지정됐던 1종 법정 전염병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 거제시 “시민 불안 해소 때까지 해수검사”

거제시는 지난 8일 질병관리본부가 대계항에서 콜레라 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이후 대계항을 위주로 거제시 전 해안에 대한 해수 검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시보건소는 지난 8일, 9일 이틀동안 대계마을 대계항 방파제 앞, 대계마을 앞, 대계마을 거산 리조트 앞 등 4곳의 해수를 채취해 콜레라 균 배양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가 거제 해안에서 콜레라 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횟집 등 수산업 종사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시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거제 해안에서 해수 가검물 채집 검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시는 회 소비 촉진을 위해 당분간 직원들이 횟집에서 점심과 저녁을 하도록 하는 ‘런치투어’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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