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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 영양주사·시댁기피 며느리…명절연휴 응급실 북적 ‘한몫’

효도 영양주사·시댁기피 며느리…명절연휴 응급실 북적 ‘한몫’

입력 2016-09-12 10:22
업데이트 2016-09-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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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보험 가입한 경우엔 더 심해…의료진 설득 안 통해

명절 연휴에 종합병원 응급실이 북적거리는 데는 부모에게 효도 영양주사를 맞도록 하는 자식과 시댁 가기를 꺼리는 며느리도 한 원인이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의 응급실 베드 수는 20개이다.

평일에는 하루 80여명, 토·일요일에는 하루 150여명의 환자가 찾는다.

설, 추석 등 명절 연휴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하루 250∼300여명의 환자가 온다고 한다.

교통사고, 성묘 사고(벌에 쏘이거나 동물에 물림 등), 장염, 질환 악화 등 환자가 몰려 응급실은 미어터진다.

이런 상황에 부모를 모시고 효도 영양주사를 놓으러 오거나 시댁 가기를 기피하는 며느리가 찾아와 응급실 초만원을 가중한다는 것.

순천향대 구미병원 관계자는 “설·추석 연휴 때마다 효도 영양주사가 하루 3∼4건, 며느리 환자는 1∼2건에 이른다”며 “설득해 보지만 잘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고향에 온 자식이 ‘기력이 없고 입맛을 잃은’ 부모의 건강상태를 보고 효도 영양주사라도 놓아 드리겠다는 착한 마음에서 출발하지만, 의료시스템상에는 맞지 않는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 대학병원 이동하(응급의학과) 교수는 “가벼운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으면 응급실 과밀화로 정작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며 “경증이면 연휴에 문을 여는 의원이나 약국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평일 동네의원에서 훨씬 싼 가격에 효도 주사를 놓을 수 있지만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는 순간 가격도 껑충 뛴다.

영양주사는 5천∼5만원이다. 그러나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영양주사를 놓으면 대략 15만원이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응급증상에 해당하지 않으면 전액 본인 부담인 응급관리료 5만원을 내야 한다.

또 응급실에서 X선 촬영, 혈액검사 등 기본검사비가 7만∼8만원이다.

여기에다 진찰료 1만원을 합쳐 모두 15만원이다.

일부 주부는 “가벼운 질환으로 입원할 필요까지 없다”는 의료진 말에도 입원을 요청한다고 한다.

“응급관리료가 비싸고 중증도에 따라 진료비 등이 달라진다”고 설명하지만 “실비보험에 들어 걱정없다”며 베드를 달라고 한다는 것.

구미병원 한 관계자는 “경증이어서 의료진이 설득해도 입원을 고집하는데 나중에 보면 시댁을 가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비싼 응급관리료에도 응급실을 쉽게 찾아오는 분은 실비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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