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안 준다’ 고모 살해 50대, 경찰서·마을회관서도 ‘밥 타령’

‘밥 안 준다’ 고모 살해 50대, 경찰서·마을회관서도 ‘밥 타령’

입력 2016-08-23 14:20
수정 2016-08-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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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차려주지 않는다며 고모를 살해한 50대가 범행 후에도 마을회관과 경찰서에서 태연히 ‘밥 타령’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10여년 전 아내와 헤어진 후 혼자 살던 김모(58)씨는 전북 고창군 한 마을에서 유일한 피붙이인 고모 김모(85·여)씨와 종종 교류하며 지냈다.

성격이 모나기로 소문난 김씨는 평소에도 동네 사람들과 승강이를 벌이다 지난해 10월 둔기를 휘둘러 구속되기도 했다.

이때도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할머니를 농기구로 때려 특수상해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지난 6월에 출소한 김씨는 욱하는 성격과 전과 때문에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늘 배를 곯아야 했다.

동네 마을회관이나 이웃에게 늘 “밥 좀 달라”는 말을 했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고모가 가끔 밥을 지어줬다.

구순을 바라보는 고모 김씨도 유모차가 없이는 거동조차 어려웠지만, 유일한 피붙이인 조카를 가만두고 볼 수 없어 ‘호의’를 베풀었다.

평소와 같이 밥 생각이 난 김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주린 배를 부여잡고 고모를 찾았다.

김씨는 밥을 차려달라는 요구를 고모가 거부하자 바닥에 고모를 내팽개치고 발로 안면을 수차례 폭행했다.

조카의 폭력에 할머니의 얼굴은 형체조차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졌고 결국 숨졌다.

김씨는 고모를 숨지게 한 뒤 마을회관으로 이동해 마을 사람들에게 “밥을 달라”고 하는 등 이상행동을 했다.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긴급체포돼 경찰서로 이동하는 중간에도 경찰관에게 밥을 달라며 ‘밥 타령’을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미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살해 동기 등은 추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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