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로비’ 연루자들 재판에 대부분 증인 채택…수사는 ‘진행형’
재판부, 구인장 발부해 다음 달 2일 재소환군납 브로커 한모(58)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
정 전 대표는 17일 한씨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사유서에서 정 전 대표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어지러움으로 도저히 출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유서는 재판 직전 교도관을 통해 전달됐다. 불출석 결정이 갑자기 이뤄졌다는 뜻이다.
정 전 대표는 이른바 ‘정운호 로비’에 연루된 사람들의 재판에 대부분 주요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여기에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심적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일단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구인장을 발부해 다음 달 2일 정 전 대표를 재소환하기로 했다.
한씨 측 변호인은 취재진을 만나 “정 전 대표와 한씨 사이가 나쁘지 않은데, 한씨에게 부담을 줄까 봐 안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날 재판에서도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이 군 PX에 납품될 수 있도록 국군복지단 관계자에게 로비하는 대가로 정 전 대표에게서 5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씨는 “정 전 대표에게서 받은 돈은 충분히 다른 일을 많이 해줘서 추석 잘 보내라고 월급 대신 받은 2천만원이 전부”라며 “3천만원은 공진단값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대표의 전 운전기사 송모씨는 “2011년 가을경 회장님(정운호)을 모시고 용산 국군복지단에 방문했고, 그때 한씨가 동승했다”며 한씨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했다.
한씨는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 이모씨에게서 군수품 납품 로비 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이씨에게선 단 10원도 받은 적이 없고 오히려 피해를 많이 봤다”고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는 31일 오후 이씨와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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