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서울메트로에 보낸 서울시 ‘용역보고서’ 단독 입수
“외주업체와 재계약때 퇴직자 채용, 효율성 확보” 권고
고개 숙인 朴시장.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8일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 간담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고 있다.
8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서울시의 ‘시정 주요 분야 컨설팅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울메트로에 외주용역업체가 운영하는 업무를 효율화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보고서는 이번 사망 사고의 단초가 된 스크린도어(PSD) 검수·정비 업무를 직접 거론하며 업무량 조정을 통해 외주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보고서에 담긴 PSD 유지·보수 외주 인원은 총 125명(서울메트로 출신 인력 90명, 자체 채용 인력 35명)으로, 이는 최근 문제가 된 서울메트로의 외주용역업체인 은성PSD의 인력 규모와 일치한다. 보고서는 또 서울메트로의 퇴직 인력 일부 또는 전부를 PSD 외주용역업체 직원으로 채용할 경우 인력 구조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이 퇴직 후 외주용역업체에 재고용되는 메피아 인사를 부추긴 셈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외주화와 메피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영 개선 효과를 2020년 기준 최대 12억원으로 상정했다. 12억원을 아끼기 위해 안전 소홀과 낙하산 인사를 방조한 셈이다.
보고서는 서울시가 2013년 3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다국적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와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작성됐다. 서울시는 이어 보고서 내용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2014년 4월 관련 기관에 ‘시정 주요 분야 컨설팅 결과 사후관리계획’이란 공문을 보내 보고서 결과에 대한 철저한 이행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원순 시장은 전날 사망 사고에 대한 안전 대책의 일환으로 외주화했던 안전 관련 업무를 직영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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