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나쁜 물고기? 사람 얼굴 알아보는 물고기 있다!

머리 나쁜 물고기? 사람 얼굴 알아보는 물고기 있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6-06-08 16:32
수정 2016-06-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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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물고기’라는 단어를 들으면 단순하고 기억력은 물론 학습능력도 거의 ‘제로’(0)에 가까운 멍청한 동물을 연상한다. 이 때문에 기억력이 나쁜 사람들에게 ‘닭’과 함께 ‘물고기’를 들먹이며 놀리곤 한다. 그런데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구별할 줄 아는 물고기가 있다는 것이 처음 발견됐다.

영국 옥스퍼드대 동물학과, 호주 퀸즐랜드대 바이오메디컬학과와 수학 및 물리학과 공동연구진은 물총고기(archer fish)가 사람의 얼굴을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자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7일자에 발표했다.

몸 길이가 10~20㎝ 정도의 물총고기는 전갱이류에 속하는 물고기로 민물과 바닷물 모두에서 살고 있다. 입 안에 물을 모은 뒤 멀리까지 정확히 뿜어 물 밖에 있는 곤충을 떨어뜨려 먹는다.

연구팀은 물총고기가 살고 있는 수조 앞에 컴퓨터 모니터를 두고 44명의 얼굴을 30회 정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학습을 시키는 한편 알고 있는 얼굴이 나오면 물을 뿜도록 자극을 줬다.

연구팀은 반복학습이 끝난 뒤 44명 중 22명을 새로운 얼굴로 바꾼 뒤 얼마나 인식하는지 측정한 결과 물총고기의 얼굴인식률은 81%에 이르렀다. 또 44명 중 18명 얼굴의 색깔이나 밝기, 머리모양 등을 바꾼 다음에도 인식을 하는지 실험한 결과 얼굴인식 성공률은 86%로 나타났다.

카이트 뉴포트 옥스퍼드대 교수는 “사람이 얼굴을 인식할 때는 뇌의 1차시각피질에서 정보를 받은 다음 뇌의 다양한 부위가 작동하는데 뇌 구조가 단순한 물총고기는 어떻게 얼굴을 인식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이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물고기가 물총고기처럼 얼굴 인식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물고기들이 ‘멍청하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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