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 무궁화호 기관사, 선로변경 무전 받고도 계속 과속

탈선 무궁화호 기관사, 선로변경 무전 받고도 계속 과속

입력 2016-04-27 14:24
수정 2016-04-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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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지고 뒤엉키고
찌그러지고 뒤엉키고 22일 전남 여수시 율촌역 인근에 무궁화호 객차들이 찌그러진 채 뒤엉켜 쓰러져 있다. 이날 새벽 일어난 열차 탈선 사고로 기관사 1명이 숨지고 승객 7명과 부기관사가 다쳤다.
여수 연합뉴스


9명의 사상자를 낸 무궁화호의 기관사가 사고지점인 율촌역에서 감속하라는 지시를 미리 받았던 것이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27일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사고 열차인 무궁화호 1517호와 관제사의 무전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고 전 관제사가 율촌역에서 선로변경하라고 지시했고 기관사는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기관사 정모(55)씨가 지난 22일 새벽 사고직전 순천역에서 기존 기관사들과 교대할 당시 율촌역에서 선로변경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과 이 내용이 담긴 운전허가증 등도 확보했다.

항공철도조사위원회 역시 열차 출발전 배부된 ‘운전명령’ 서류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순천-성산 작업 구간과 선로변경 지점, 서행 등의 주의사항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이 서류는 전자 문서와 출력 문서로 관제센터와 기관사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사 양모(53)씨와 정씨는 사고 직전인 지난 22일 오전 3시 29분쯤 순천역에서 교대 투입되면서 ‘운전명령’과 동일한 내용이 담긴 운전허가증을 받고 운행을 시작했다. 당시 여수엑스포역을 향해 하행선을 달리던 열차는 공사 구간을 피해 순천역에서 한동안 상행선으로 선로를 바꿔 운행했다. 이후 공사 현장을 지나 율촌역에서 다시 하행선으로 갈아타야 했으나 시속 127km로 달리던 도중 오전 3시 41분쯤 탈선했다. 이 사고로 기관사 양씨가 숨지고 승객 7명과 기관사 정씨 등 8명이 부상을 당했다.

생존 기관사 정씨는 사고 당일 경찰조사에서 선로변경 지점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선로변경 지점을 율촌역 다음 역인 덕양역으로 알고 있었다. 터널을 지날 때 무전 교신이 있었는데 정확하게 듣지 못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정씨가 머리와 어깨를 크게 다쳐 수술을 해야하기 때문에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추가 조사를 거쳐 업무상 과실치사상, 기차 교통방해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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