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교수, 강의 중 세월호 희생자 폄하 발언 논란

포스텍 교수, 강의 중 세월호 희생자 폄하 발언 논란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6-03-16 22:40
수정 2016-03-16 22: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포스텍(포항공과대) 교수가 강의 도중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두고 “생각이 없었다”고 말하며 폄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포스텍 총학생회에 따르면 H 교수가 최근 학생들을 상대로 ‘생각’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단원고 학생들이 사고를 당한 것은 생각하는 습관이 없어 선박 관리자의 지시를 아무 생각 없이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이 때문에 그냥 선장이 하는 아무 생각 없이 들었다”면서 몇 번씩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에 대해 지적을 했다.

이 발언은 한 학생이 페이스북의 익명 커뮤니티인 ‘포항공대 대나무숲’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총학생회 측도 이같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교수의 공개 사과와 학교 측의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몰이해에 따른 망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최근 연세대 교수도 세월호 참사 때 학생들이 개념이 있었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상황에서 우리 학교에서도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것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H 교수는 내부망을 통해 “나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받았습니다. 학생들이 상처를 받았다니 유감이고 미안합니다”라며 “작년에도 같은 얘기를 했는데 이의를 제기한 학생이 아무도 없었는데 작년에는 학생들이 상처를 안 받았는지 또는 받고도 참았는지 궁금합니다”라고 반문했다.

H 교수는 발언이 와전돼 먼저 학생들과 대화를 해 오해를 풀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텍 측은 이날 교무처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H 교수가 강의 중에 세월호 희생 학생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또 “대학생으로서 필요한 비판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도록 조언하는 과정이었지만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나와서는 안 될 부적절한 것이었다”며 “해당 교수도 이런 발언을 한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했다”고 강조했다.

대학은 H 교수가 맡은 ‘대학생활과 미래설계’ 수업을 다른 교수로 바꾸고 구성원들과 내용을 공유해 재발 방지에 노력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