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정신적 폭력 피해 아이, 밖에서 왕따당한다”

“집에서 정신적 폭력 피해 아이, 밖에서 왕따당한다”

입력 2016-02-28 10:42
업데이트 2016-02-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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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허인영씨 박사 학위 논문

부모로부터 욕설이나 위협 등 정신적인 폭력을 다하며 자란 청소년은 또래에게도 비슷한 폭력에 쉽게 노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8일 성공회대에 따르면 이 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허인영(47·여)씨는 박사 학위 논문 ‘부모에 의한 정서폭력이 청소년 또래에 의한 정서폭력 재(再)피해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러한 인과관계를 분석했다.

허씨는 2010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벌인 패널조사 결과 중 정서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의 자료를 선별했다. 물리적 폭력의 영향을 배제하고자 신체적 폭력을 한 번이라도 당한 학생은 제외하고 정서폭력만 경험한 752명(남 411명, 여 341명)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우선 ‘잘못하면 무조건 때리려 한다’(위협), ‘심한 말이나 욕설을 한 적이 있다’(언어폭력) 등을 ‘부모의 정서폭력’으로 정의했다. 또 ‘심한 놀림이나 조롱’, ‘집단 따돌림’, ‘협박’ 등을 ‘또래의 정서폭력’으로 규정했다.

정서폭력 경험 학생의 응답 자료를 통계적으로 분석해보니 일단 부모의 정서폭력을 자주 경험할수록 ‘우울’과 ‘사회적 위축’의 수준이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수준이 높아질수록 또래로부터 정서폭력을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신을 때리려는 시늉이나 욕설을 자주 하는 부모 아래에서 자란 청소년은 우울함을 경험하게 된다. 또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하기 어려워지거나, 주위에 사람이 있으면 어색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우울함은 가중된다는 게 허씨의 설명이다.

특히 우울과 사회적 위축이 깊어지면 공격이나 폭력의 빌미가 돼 결국 또래 친구들에게 심한 놀림이나 조롱, 집단 따돌림, 협박을 받는 2차 정서폭력에 쉽게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허씨는 “우울하고 사회적으로 위축된 청소년이 있으면 가정에서 정서폭력을 당했는지 살피고 또래로부터 다시 폭력을 당하지 않도록 사회가 개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서폭력은 우리 사회에서 흔하지만, 그 영향과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며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지원 기관은 피해자가 신체폭력뿐 아니라 정서폭력을 당했는지도 확인해 도움을 주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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