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인가? 과욕인가?…왜가리의 먹이사냥

대박인가? 과욕인가?…왜가리의 먹이사냥

입력 2016-02-03 15:09
수정 2016-02-0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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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을 하루 앞두고 있지만, 아직 꽁꽁 얼어붙은 3일 강원 강릉시 남대천.

여름 철새지만 텃새화 돼 추위에 꽤 약해 보이는 왜가리 1마리가 하천의 갈대밭에서 모처럼 대어를 낚았다.



갈대 사이에 난 얼음 틈새에서 손바닥만 한 붕어를 용케 찾아낸 것이다.

강이 얼어붙어 가뜩이나 먹이인 물고기 사냥이 쉽지 않은 터에 엄청난 대물을 잡은 왜가리.

월척 붕어를 부리로 제압하고 삼키기에 나섰다.

목구멍이 잘 늘어나 큰 물고기도 잘 삼키는 왜가리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워낙 큰 물고기인데다 힘이 좋아 꼬리라도 흔들라치면 부리에서 튕겨나갈 듯 위태롭기까지 하다.

이곳에는 갈매기와 물고기 사냥꾼인 비오리, 흰비오리, 백로, 가마우지, 전 세계에 2만 마리밖에 없다는 희귀조 알락해오라기까지 먹이 전쟁을 벌인다.

백로와 동료 왜가리도 호시탐탐 가로챌 기회만을 노리고 있다.

10분여를 물고 있던 왜가리는 붕어가 어느 정도 제압됐다고 생각했는지 첫 번째 삼키기에 도전했다.

목을 쳐들어 삼키는 시도를 했지만 역시나 붕어가 너무 커 목구멍으로 넘기지 못하고 실패했다.

다시 부리로 물고 10분여가 지났고 다시 고개를 쳐들었으나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몇 차례.

시간은 그 사이 40여 분이 흘렀다.

왜가리는 결국 붕어를 삼키지 못했다.

붕어는 물 밖 세상을 구경하고는 자기가 빠져나왔던 얼음 구멍 사이로 다시 들어갔다.

왜가리 입에 한동안 물렸던 터라 붕어의 생사는 모르겠다.

왜가리를 아쉬운 듯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다.

한편, 그러는 사이 인근에서는 물고기 사냥꾼 비오리 무리가 갈대 숲을 헤치며 붕어 사냥에 나섰고 사냥한 먹잇감을 두고 서로 빼앗아 먹으려는 전쟁이 벌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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