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음에 불길만 100m…5분만 일찍 지났어도 ‘아찔’”

“폭발음에 불길만 100m…5분만 일찍 지났어도 ‘아찔’”

입력 2015-11-23 22:45
업데이트 2015-11-2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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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서 미군 헬기 추락, 2명 사망…헬기 완전 전소군·경찰 등 150여명 현장 수습…민간인 피해 없어

“5분만 일찍 지나갔어도 큰일 날 뻔했지.”

23일 오후 6시 22분께 강원도 원주에서 발생한 미군 아파치 헬기 추락 사고 목격자인 50대 여성 주민은 “도로에 불길이 100m 넘게 이어져 자동차 사고가 크게 난 줄 알았다”라며 사고 당시 참혹함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 현장에는 부서진 헬기 잔해가 사방에 흩어져 있고 인근 철탑의 고압선 하나가 끊어져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헬기 추락 현장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에는 민가 15가구 정도가 살고 있으나 다행히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헬기가 도로 한복판에 추락했지만, 저녁 시간대에는 교통량이 거의 없어 2차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고 현장 인근 단암리에 사는 이 여성은 이웃 주민과 함께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펑’하는 폭발음이 계속 들리고 주변 전신주 두 곳에서 스파크가 발생해 다가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식당에서 5분만 일찍 출발했어도 변을 당했을 수 있었다는 생각에 아찔하다”며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또 다른 주민은 “집안에 갑자기 한순간 정전현상이 생겨서 ‘무슨 일인가’가 하고 나가보니 ‘쿵’ 소리와 거의 동시에 ‘펑’하는 폭발음이 들리고 곧바로 헬기가 불길에 휩싸여 깜짝 놀랐다”라고 전했다.

사고 현장 인근의 고압선 철탑은 충주기업도시에 전력 공급을 위한 것으로 3년 전 마을 주민의 극심한 반대에도 건설됐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경찰 등은 잔해물에 고압선이 있고, 인근 철탑 윗부분이 훼손된 것으로 보아 헬기가 고압선 또는 철탑과 충돌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사고 이후 경찰과 군, 소방대 및 구급대 등 150여명이 출동, 현장 수습에 분주했으며 헬기로 현장에 도착한 미군 관계자 등은 통제선 안에서 현장 수습 및 사고조사에 여념이 없었다.

한국전력 응급복구반도 긴급 출동, 훼손된 철탑에 올라가 복구작업을 벌였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헬기가 철탑과 철탑 사이의 전선을 끊고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두 개의 철탑에서 조사하고 있으며, 사고에 따른 정전사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 헬기는 미군 2사단 2전투항공여단 소속 AH-64D 롱보우 신형 아파치 기종이다.

이날 오후 5시 59분께 저고도 야간비행훈련을 위해 평택 미군기지를 이륙한 지 20여분 만에 통신이 끊겼으며, 오후 6시 22분께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 일명 ‘자작고개’ 인근 531번 지방도로에 추락해 헬기 조종사 등 2명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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