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비 식수난 해결 ‘생명수’…해갈에는 ‘역부족’

가을 단비 식수난 해결 ‘생명수’…해갈에는 ‘역부족’

입력 2015-11-15 10:10
업데이트 2015-11-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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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비상급수 4개 마을 식수난 풀려…수확 안 끝난 작물에는 ‘심술 비’

극심한 가뭄 속에 이달 들어 가을 단비가 여러 차례 내려 전국의 목마른 대지를 촉촉히 적셨다.

이번 비는 산간 마을의 식수난 해결 등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지역적 특성으로 열흘 가까이 비가 이어진 내린 강원 영동 지역을 제외하곤 저수지와 댐의 용수 확보 등 전반적인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아직 수확을 하지 못한 농작물에는 일부 피해마저 입혀 단비가 아니라 심술을 부리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했다.

15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6∼8일 40㎜ 안팎의 비가 내린 뒤 간이상수도가 말라 제한급수를 받거나 급수차로 물을 공급받던 5개 마을 가운데 4곳의 식수난이 해결됐다.

계곡물이나 지하수를 식수로 쓰는 청주시 미원면 대신리 북바위마을 12가구와 제천시 송학면 송한리 4가구,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 대골마을 13가구,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 양지골 7가구는 이번 비 혜택을 톡톡히 봤다. 말 그대로 ‘생명수’가 된 셈이다.

현재 급수차 신세를 지는 곳은 11가구 20명의 주민이 사는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 원대마을뿐이다. 이곳은 아직도 2주에 한 번씩 급수차로 물을 공급받는다.

지난번에 이어 13∼14일 내린 비의 양도 그리 많지 않아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내년 봄을 해소하는데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 한마디로 ‘조족지혈’인 셈이다.

충북도내 771곳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현재 46.2%에 머물고 있다. 비가 내리기 전인 10월 말과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는 상태다.

충주댐과 대청댐의 저수율은 각각 41.1%와 36.9%로 약간 올랐지만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충북도와 한국수자원공사의 공통된 설명이다.

충주댐의 경우 수위가 125.6m로 124m대 하락이 초읽기에 들어갔던 이달 초보다는 40㎝가량 높아졌다.

유역이 넓은 충주댐은 빗물이 댐으로 들어오는 데 보통 열흘 정도 걸리기 때문에 오는 20일 전후까지는 수위가 높아지겠지만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 관계자는 “지난번처럼 40㎜ 정도 내린 비가 모두 유입되면 2억4천만t의 용수를 비축할 수 있지만, 요즘처럼 워낙 가물 때는 실제 유입량은 30%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몇 차례 내린 비가 도움은 되겠지만 해갈은 어림도 없다”며 “내년 여름 홍수기까지 버티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용수 비축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도 “몇십㎜ 정도의 비는 당장은 식수가 부족한 지역에 도움이 되지만 용수 비축 효과는 거의 없다. 마른 땅에 먼지 씻어내는 수준”이라고 했다.

해갈 효과가 미미한 늦가을 비는 농민들로부터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작물 수확이 대부분 끝나 당장 물이 필요 없는 데다 콩, 사과 등 아직 수확이 안 된 작물의 작황에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콩 같은 경우는 비로 수확 시기가 늦어지면서 꼬투리가 벌어지고 기온마저 뚝 떨어져 동해까지 입는 경우도 생긴다.

아직 마늘 파종을 못한 농가도 비가 오면 질퍽해진 흙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해 때를 놓칠까 애를 태우는 일도 많다.

단양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그렇게 안 오던 비가 왜 하필 이때 오냐는 원망도 적지 않다”며 “그래도 끝 모르는 가뭄을 생각하면 이만큼이라도 내려준 게 어디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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