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 단절로 부부나 가족관계 소원해져…의절·가출하기도
3가구 중 1가구꼴로 가족갈등을 겪으며, 그 유형으로는 세대간 갈등이 가장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가족변화에 따른 가족갈등양상과 정책과제’(김유경 연구위원) 보고서를 보면, 2014년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2.5%가 최근 1년간 가족갈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조사대상의 3분의 1 정도가 가족갈등을 겪은 것이다.
가구형태별로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사는 3세대 가구(38%), 부부가구(36.9%), 자녀를 양육하는 가구(33.9%)가 전체 평균보다 가족갈등을 겪은 경우가 비교적 많았다. 부부 또는 세대 간 가치관의 차이에서 오는 이해 및 의사소통 부족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조사대상자 1천명 중에서 가족갈등을 경험한 325명을 상대로 가족갈등의 유형을 살펴보면 가족 내 세대갈등이 37.5%(부모와 자녀갈등 28.3%, 고부 및 장서갈등 9.2%)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형제 자매갈등 20.6%(친형제자매간 갈등 16.3%, 동서간 갈등 4.3%), 부부갈등 19.4%, 가족기능상 갈등 16.0%(가족 돌봄 및 상속갈등 9.2%, 일가족 갈등 6.8%), 기타 6.5%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 가족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주로 부모와 자녀간 세대갈등, 부부갈등, 부모부양과 상속 등으로 말미암은 형제자매 갈등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가족갈등 때 대처방식으로는 ‘차분하게 대화를 나눈다’가 46.2%로 가장 많았지만, ‘그냥 참는다’도 34.8%로 응답자의 3분의 1를 차지했다.
격렬하게 논쟁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는 10.8%, 폭력적으로 해결하는 경우는 0.3%에 그쳤다. 주위사람 또는 전문기관·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예도 5.9%로 미미했다.
가족갈등을 경험한 대다수가 비폭력적 방법으로, 가정 내에서 내부적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가족갈등에 따른 부정적 변화로는 소통단절로 부부나 가족간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 39.4%, 가족 간 대화가 줄어드는 경우 33.8% 순으로 많았다.
기타(가족갈등으로 외박 및 분가 등 포함) 16.0%였고, 부모 및 형제자매가 의절하는 비율도 9.8%로 적지 않았다. 0.9%에 불과하지만, 갈등으로 가족 구성원이 가출한 예도 있었다.
가족갈등으로 가족 간에 소통단절부터 의절까지 심각한 양상을 보여 가족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