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생 놀이시간 ‘50분 이상’ 편성…파행 논란

대전 초등학생 놀이시간 ‘50분 이상’ 편성…파행 논란

입력 2015-04-20 16:44
업데이트 2015-04-20 16: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대전시교육청과 교육과학연구원이 올해 학교평가 지표로 초등학생 놀이활동 시간을 ‘하루 50분 이상’ 편성하면 10점 만점을 준다고 밝혀 일선 학교에서 교육과정이 파행 운영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대전시교육청 및 교육과학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학교평가 지표에서 ‘연구활동 교사 참여율’과 ‘컨설팅장학 참여율’은 없애는 대신 ‘놀이 활동 시간 확보율’과 ‘독서교육 운영 실적’, ‘교원 안전 관련 전문교육 이수율’ 등을 신설했다.

시교육청은 놀이 활동 시간의 개념을 ‘학교교육과정 시간 운영계획에 나타난 놀이 활동 시간’으로 정의하면서 쉬는 시간 10분을 이용해 노는 건 이에 해당하지 않고 2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만 반영하도록 했다.

교육청은 하루 50분 이상 놀이 시간을 편성하면 10점 만점을 줄 계획이다.

일선 학교 및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렇게 많은 시간을 교육과정 내에 편입해 확보하라고 하는 것은 국가가 정한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자의적으로 훼손하면서 파행적으로 운영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의 한 관계자는 “하루 50분이면 주당 250분이고 이를 초등 수업시간(1차시 수업 40분)으로 환산하면 6시간이 넘는다”며 “현재 교육과정상 초등의 주당 수업시수는 고학년 29시간, 중학년 25시간, 저학년 22시간으로 저학년의 경우 놀이 활동 시간이 주당 수업시수의 4분의 1이 넘고 고학년도 5분의 1을 초과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평가지표 설정에 대해 전교조 대전지부가 시내 38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 일선 학교에서는 아침활동시간을 놀이교육시간으로(40%) 바꾸거나 점심때를 줄인 것(34%)으로 나타났다.

또 21%는 블록타임 수업제(연속수업)를 운영하고 5%는 쉬는 시간을 5분으로 줄였다.

A초등학교 김 모 교사는 “연속으로 80분 수업을 마치고 나면 학생들이 화장실 가기 바쁘다”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쉬는 시간과 점심때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이런 평가지표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독서교육 운영 실적에 15점을 부여한 것도 “일선 학교에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독서교육을 하도록 지원해야지 이를 계량화해 점수화하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의 관계자는 “요즘 학생들에게 놀이시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학교에서만이라도 놀이시간을 확보해 놀 권리를 주라는 정책 취지”라며 “하루 50분이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