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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 짜다 소에 밟혀 다친 대학 교직원 행정소송 까닭

젖 짜다 소에 밟혀 다친 대학 교직원 행정소송 까닭

입력 2015-01-18 11:12
업데이트 2015-01-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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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공단 업무상 재해 인정,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불인정

국립대학교 부속 동물 사육장에서 소 젖을 짜던 교직원이 젖소의 발길질로 심한 부상을 당하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다면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이 교직원은 공무상 부상을 인정해 1차 치료비를 지원한 공무원연금공단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추가 지원을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전남의 한 국립대학교 교직원 김모(40)씨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3년 2월 21일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의 부속 동물사육장에서 소 젖을 짜던 중에 젖소에게 발길질을 당했다.

젖을 짜내는 착유기가 바닥에 떨어지자 이를 주우려는 순간 갑자기 달려든 젖소 2마리가 김씨를 수차례 짓밟은 것이다.

이 사고로 김씨는 5분가량 의식을 잃었으며 겨우 정신을 차린 뒤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허리뼈와 목뼈 등을 심하게 다치고 뇌진탕 증세를 보인 김씨는 이후 198일간의 입원 치료를 받았다.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 이때까지는 치료비를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지원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고 후유증으로 수면 장애와 우울감 등에 시달리던 김씨는 한 대학병원의 정신과 치료 과정에서 ‘적응장애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해 약물과 상담 치료 중이며 앞으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이러한 진료 기록을 근거로 공무원연금공단에 ‘추가상병 승인’과 요양기간 연장 신청을 했다.

공단 측은 치료 기간을 연장하는 요양기간 연장(54일) 신청은 받아들였지만, 추가상병 승인 요청에 대해서는 “신청인의 호소 증상과 공무상 부상과의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의학적 소견이어서 승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공단 측은 김씨에 대한 답변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신체적 손상과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후 나타나는 정신적인 장애가 1개월 이상 지속하는 질병이고, ‘적응장애’는 어떤 스트레스나 충격적 사건을 겪고 나서 정서적 또는 행동적 부적응 반응을 나타내는 상태로 우울증, 불안증이 나타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증상은 김씨가 현재 겪고 있다고 주장하는 증세와 비슷하다.

김씨는 현재까지도 매일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의사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추가상병 승인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 측은 이 같은 김씨의 주장이 당시 부상과의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내세워 김씨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김씨는 “사고 당시 젖소 2마리에 짓밟힌 순간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이 들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며 “만약 배를 밟혔다면 장 파열로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등 사고 이후 극심한 정서 불안과 수면장애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지난해 11월 6일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오는 2월 4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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